그리스 북부에서 난민 200명 가량이 국경에 설치된 철조망을 뜯어내고 마케도니아 진입을 시도하려다 경찰과 충돌했다고 AP, AFP통신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케도니아 정부가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 이후 난민 수용 기준을 강화하면서 그리스 국경지역 이도메니에서는 난민 수백 명이 입국을 요구하며 수일째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란, 모로코, 파키스탄 등에서 온 난민들은 이날 "국경을 열라"고 소리치며 마케도니아 진입을 시도했다. 일부는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기도 했다.
아프리카 콩고에서 왔다는 한 난민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어제 밤에는 비를 맞으며 잠을 잤다"고 호소했다.
경찰은 곤봉 등을 동원해 난민들을 진압했다. 충돌 과정에서 난민 5명 가량이 마케도니아 쪽으로 넘어갔지만 경찰에 의해 그리스 국경으로 되돌려 보내졌다.
현재 750명 가량의 난민들이 이도메니에 머물며 매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리스와 마케도니아를 연갈하는 철로 위에 텐트를 쳐 열차 운행을 저지하려는 이들도 보인다.
그리스는 바다를 사이에 놓고 터키와 중동을 마주보는 지형 탓에 유럽행을 원하는 중동·아프리카 난민들이 가장 많이 모여드는 장소가 됐다.
올해 유럽연합(EU) 국가들에 수용된 난민 85만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은 그리스를 통해 유럽에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난민 수가 늘어나면서 인도주의 단체들도 난민들에게 충분한 생필품과 보호소를 제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난민 문제가 심화되자 마케도니아 등 발칸반도 국가들은 시리아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출신자들만 전쟁 난민으로 분류해 수용하기로 했다.
여타 국가에서 온 난민들은 경제적 난민으로 분류되거나 모국으로 돌려보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