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中진출 대형마트 "지금은 구조조정 中"

중국 유통시장 '치열한 레드오션'...中 대신 아세안국가 '떠오르는 블루오션'

한국 유통업체들이 야심차게 진출한 중국시장에 발목이 잡히며 톡톡히 수업료를 치르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중국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과감한 투자를 했으나 현지화 실패와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와 임대료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997년 중국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이마트는 상하이를 중심으로 10개 법인과 27개 매장을 내며 장밋빛 미래를 꿈꿨다.

그러나 영업 실적이 좋지 않은 데다 치솟는 임대료 때문에 적자가 쌓여 2008년 중국시장에서만 196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후 2009년 576억원, 2010년 800억원 이상으로 적자 폭이 점차 커졌다.

적자를 견디지 못한 이마트는 2011년 구조조정을 통해 11개 점포를 정리하고, 법인도 5개로 줄였다. 이후 2012년 613억원, 2013년 530억원으로 적자 폭을 줄였다. 또한 지난해에도 5개 점포를 철수하는 등 꾸준히 구조조정을 실시해 현재 8개 점포만이 남아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8개 점포는 매출이 어느정도 안정된 곳으로, 계획된 추가 구조조정은 없다"며 "올해 중국 법인의 적자 규모를 전년보다 35% 이상 줄이고, 내년 적자폭도 올해 대비 60% 이상 축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보다 10년 늦게 중국시장에 진출한 롯데마트도 사정은 비슷하다. 롯데는 2007년과 2009년 현지 업체인 마크로와 타임스를 인수하며 중국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고전 중이다.

특히 2013년 이후 매장 효율화 작업 병행 등으로 부실 점포를 정리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1410억원 가량의 적자를 내며 힘든 싸움을 진행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시장은 까르푸, 월마트 등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과 현지 유통업체들 치열하게 경쟁하는 '레드오션'에 가깝다"며 "현지화 전략보다 외형 확장에 집중한 국내 유통업체들은 조급하게 중국시장에 진출했다가 줄줄이 철수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중국시장에서 참패를 맛본 대형마트들이 눈을 돌린 곳이 바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장이다. 내수시장 침체 등의 위기상황을 해외사업으로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동남아 시장 선두주자인 롯데마트는 올 12월 현재 기준 해외 개국 166개 점포(중국 115개, 인도네시아 40개, 베트남 11개)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국내 유통업체 해외사업 부문에서 최대 규모다.

특히 국내(116개) 점포 수 보다 더 많은 해외 점포를 운영하고 있어 글로벌 유통업체로서 성장할 수 있는 유통망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롯데마트는 2008년 10월 인도네시아 마크로(Makro) 19개점을 인수하며 대한민국 유통업체로는 최초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2010년 자카르타에 '간다리아시티점'과 '라뚜 플라자점'을 시작으로 지난 11월 자바섬 서부지역에 40호점인 '따식말라야점'을 오픈하는 등 40개 점포망을 구축했다.

베트남에서도 2008년 국내 유통업체 최초로 '남사이공점'을 오픈했다. '푸토점' '동나이점', '다낭점', 올해 11호점인 '껀터점'까지 총 11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1개점을 추가 오픈해 총 12개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김영균 롯데마트 동남아본부장은 "2008년 말 베트남 1호점을 오픈한 이후 출점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며 "베트남 현지에서 롯데마트라는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성장세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도 해외 사업 강화를 올해 말 베트남에 진출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베트남 U&I그룹, 글로벌 부동산 기업 사빌스(SAVILL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올해 말 베트남 호찌민에 1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1호점 부지는 호찌민 내 고밥 신도시로, 최근 현지 부동산업체와 호찌민 공항 근처에 2호점 부지 매입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아울러 이마트는 중국시장의 실패를 바탕으로 해외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즉, 이마트라는 간판만 빼고 철저한 현지화로 해외시장 진출 전략을 조정했다.

한국에서의 경영 노하우를 적용하기 보다는 '현지인들이 원하는 점포'를 구현하는 이마트의 기본철학에 충실하겠다는 의미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CEO서밋'에서 "해외사업을 쉽게 생각한 측면이 있었다. 중국사업이 부진한 것을 보고 정신 차렸다"며 "내년 말 베트남에 이마트 1호점을 오픈한 뒤 성공하면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 아세안 국가에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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