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힐러리, 트럼프 'X됐다' 공격에 "불량배들에 맞서야"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약한 자를 못살게 구는 '불량배들(bullies)'에 맞서야 한다며 자신에게 성적 막말을 퍼부은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에 응수했다.

22일(현지시간) ABC, NBC, CNN 등에 따르면 클린턴 후보는 이날 아이오와주 카오타 유세에서 천식 때문에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한 여고생이 조언을 해 달라고 요청하자 이같이 주장했다.

클린턴 후보는 트럼프 후보의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은 채 "학생은 나에 대해 매우 지독한 얘기를 잔뜩 한 누군가 보일 것"이라며 "우리는 상호 보여야 할 존중과 배려를 갖고 서로를 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야말로 그들이 어디에 있건 우리가 불량배들에 맞서는 것이 중요한 이유"라며 "누군가 대통령직을 향해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가도록 놔 둬서도 안 된다. 그건 미국인으로서 우리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후보는 질문한 여고생을 꼭 안아주며 "난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괴롭힘에 대해) 특별히 신경쓰지 않지만 오늘 날 세계에서 그런 일을 늘 겪는 젊은이의 심정이 어떨 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위로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날 클린턴 후보의 발언이 트럼프 후보를 분명히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앞서 트럼프 후보가 그에게 한 막말을 고려할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후보는 전날 미시간주 유세에서 클린턴 후보가 지난 2008년 대선 경선 때 민주당 경쟁 후보로 나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X됐다(got schlonged)"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클린턴 후보가 지난 주말 민주당 대선 주자들의 3차 TV토론에서 휴식시간 화장실에 갔다가 토론장에 제시간에 복귀하지 못한 것을 언급하며 "너무나 역겹다(disgusting)"고 표현했다.

클린턴 캠프는 트럼프 후보의 이같은 막말 릴레이에 대해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캠프 공보책임자인 제니퍼 팔미에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만 "우리는 트럼프에 대응하지 않고 있지만 이런 모멸적(degrading) 언사가 여성 모두에게 가하는 치욕을 다들 이해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공화당과 민주당에서 각각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로 꼽히는 클린턴 후보와 트럼프 후보는 내년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를 앞둔 요즘 하루가 멀다하고 말싸움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자신을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최고의 모집책'이라고 지적한 클린턴 후보를 '거짓말쟁이'라고 몰아 세우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클린턴 후보 측은 '죽어도 안 한다(Hell, no)'라고 맛받았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