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취임 한 달을 맞은 28일 "지켜야 할 가치는 지키고 현실에 맞지 않는 가치는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이 그 동안 취해온 가치들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변화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흔히 당의 정체성이나 가치가 있다고 하는데 정확하게 뭐냐고 하면 말을 안 해준다"며 "야당이 그 동안 추구해왔던 게 중산층 이하에 관심 갖는 정당(이라면) 이 가치는 그대로 인정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흔히 내세우는 포용적 경제성장, 경제민주화 등 중산층 이하 계층이 커다란 경제세력에 의해 지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그런 가치는 유지한다"면서도 "그렇지 않고 추상적으로 하는 얘기에 대해선 단호히 변화를 추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지난달 27일 중앙위원회의를 통해 비대위원장과 선대위원장을 겸직하게 되면서 문재인 대표 퇴임 이후의 더민주를 이끌어왔다.
그는 그러나 국보위 이력을 비롯해 이른바 북한 궤멸론, 햇볕정책 수정 발언 등 당 정체성과 어긋나는 이력 및 발언으로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더민주 일각에서도 김 대표를 '박근혜 정부 출범 1등 공신'으로 평하며 불만을 표시하는 목소리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편 김 대표는 문재인 대표 시절 마련된 공천혁신안에 대해 "정치적 판단을 하지 못하게 돼 있는 항목이 너무 많다"며 "정무적 판단과 변화를 위해 제약적 요소가 있어 당무위에 말해 들어볼 예정"이라고 혁신안 수정 가능성을 시사키도 했다.
그는 "혁신안에 의해 이뤄진 게 컷오프"라며 "20% 컷오프와 관련, 내 스스로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에 있지 않다, 당헌당규에 20% 컷오프에 대해 정무적 판단을 못 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부 사람들이 (혁신안을) 만들 적에는 아무 소리도 않고 있다가 이런 사태가 벌어지니까 정무적 판단을 못 하느냐고 한다"며 "실질적으로 권한 없는 정무적 판단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밀심사를 통한 2차 컷오프에 대해선 "2차라는 게 따로 없다"며 "공관위가 공천 대상자 전체를 심의한 다음 일반적으로 공천 탈락자가 생기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자신의 비례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선 "내가 큰 욕심이 있느냐, 그런 생각 나는 추호도 없으니 그렇게 알아두라"고 못박았다.
그는 아울러 "현 정부 3년 동안의 정책 실패, 특히 경제 정책 실패에 전면적으로 전쟁을 선포할 각오로 선거에 임할 계획"이라며 이른바 '심판론'을 중심으로 총선 국면을 이끌어갈 가능성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