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상태인 한진해운이 자체적으로 임원 감축을 결정했다. 앞서 미주노선 영업망,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 등 알짜재산 매각과 함께 구주 판매법인 정리에도 나선 한진해운의 청산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한진해운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6일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에 법정관리인인 석태수 사장 명의로 '임원 인원 조정 허가신청서'를 냈다.
한진해운은 지난 9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영업이 전면중단되며 회사가 공중분해 된 상태다. 사실상 청산 절차를 밟으면서 조직 규모를 최대한으로 줄이는 상황인데 높은 임금을 받는 임원들이 우선 정리 타깃이 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진해운 임원 숫자는 지난 6월 말을 기준으로 총 38명이다. 이 중 사외이사와 대한항공 비상근이사(강영식 대한항공 부사장) 등을 제외하면 실질 임원 수는 33명이 된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물류대란의 사태를 책임지고 4명의 임원이 사표를 냈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해운 회장직을 물러난 것까지 더하면 이날 기준으로 한진해운 임원 수는 총 28명으로 추정된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임원 숫자가 어느 정도 조정이 될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조만간 이같은 조정 내용이 담긴 인사 발령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일반 직원의 인력조정 또한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 최근 노조와 협의를 통해 인력조정의 시기를 미주노선 영업망 매각 이후로 미루기는 했지만 650여명의 육상직원 중 350여명의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법원은 한진해운 미주노선 영업망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오는 28일까지 제출받는다. 본입찰은 다음 달 7일로 예정돼 있다.
한편 한진해운은 최근 법원으로부터 유럽·헝가리·폴란드·스페인 등 구주지역 4개 판매법인에 대한 정리방안을 허가받았다. 또 미국롱비치터미널 지분(54%)에 대한 매각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