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삼촌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본격화한 박철완 상무가 "현 이사회는 부적절한 투자 결정 걸러내고 지배주주의 경영권 남용 견제에 실패했다"며 이사진 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상무는 11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일각에서는 주주제고 논의의 진의를 살펴보는 대신 '조카의 난'이라는 한마디로 치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상무는 "기업은 오너 일가의 전유물이 아니며 기업 경영은 이런 단어로 요약될만큼 단순한 사안이 아니다"라며 "저는 비운의 오너일가도 아니고 삼촌과 분쟁하는 조카도 아니다. 조직구성원이자 최대주주라는 특수한 위치를 최대한 활용해 금호석화의 도약을 끌어내려는 것"이라고 주주제안의 배경을 설명했다.

박 상무는 "세간의 오해를 예상했음에도 주주제안이라는 방식으로 현 경영진과 이사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수 밖에 없었다"며 "금호석화의 현 경영진과 이사회가 과연 수많은 이해관계자 이해 존중하고 더 큰 가치를 위해 노력하는가에 대해 회의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은 공개 회사로서 주주뿐만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이 최우선 돼야한다"며 "저는 궁극적으로 과거를 벗어나 모든 주주와 함께 하는 미래지향적인 금호석유화학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금호리조트 인수에 대해 "금호리조트는 금호석유화학의 어떤 사업 분야와도 연관성이 없고 시너지가 발생하지 않는데다, 경쟁자보다 현격히 높은 가격으로 인수됐다"며 "정상적 작동하는 이사회와 거버넌스를 가지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이일어나는 기업이라면 인수가 가능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박 상무는 "현 이사회는 부적절한 투자 결정 걸러내고 지배주주의 경영권 남용을 견제하는데 실패했다"며 "과다한 자사주 보유등 기업가치를 저해하는 리스크를 해소하는 데도 무력했다. 이사회가 견제를 하는 대신 방임하고 회사에 개선을 요구하기를 멈출때 그 기업의 미래는 보장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이 호실적에 안주하고 있을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뛰어난 성과에도 저평가된 주주가치, 특히 평균을 한참 밑도는 20% 수준의 배당성향은 장기적인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적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밝혔듯이 저는 금호석유화학의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발전을 위해 긴 시간 고민해왔다"며 "10년 동안 해외영업 담당 상무로 재직하며 경험한 회사에 대한 기대와 염려가 녹아 들어있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선결 과제로 ▲금호리조트 인수 중단 ▲저평가된 기업가치 정상화 ▲전문성·다양성 갖춘 이사회 구성을 통한 기업 거버넌스 개선 등을 제시했다.

박 상무는 "그동안 변화와 혁신에 소극적이었던 금호석유화학에게는 모두 만만치 않은 과제"라며 "5년 내 시가총액 20조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위기를 기회로 삼지 않으면 금호석유화학의 미래 비전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라며 "제 진정성이 왜곡없이 현 경영진에게 닿을 수 있길 바라며 주주와 함께하는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