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화제



박원순 피해자 "민주당서 시장될까 두렵다" 작심 비판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정체성 흔들었다"
"피해 왜곡 정당, 시장 선출될까 두렵다"
남인순 사퇴 요구 "회복 불가능한 상처"

 

[파이낸셜데일리 서현정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가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나와 그동안의 심경을 밝혔다.

그는 직접 나서게 된 이를 묻는 질문에 피해사실을 왜곡하고 상처 준 정당에서 (서울)시장이 선출되면 안 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한 것인데, 이 발언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운 4·7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7일 오전 박 전 시장의 전 비서 A씨는 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공동행동(공동행동) 등이 서울 모처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직접 발언에 나섰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 직접 나온 이유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본래 선거가 치러지게 된 이유가 묻혔다고 생각한다"면서 "피해사실을 왜곡하고 오히려 저를 상처줬던 정당에서 시장이 선출이 됐을 때 저의 자리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피해호소인'으로 칭했던 일부 의원들에 대해서도 사과와 당 차원의 징계를 요청했다.

A씨는 "저를 피해호소인이라고 명명했던 의원들에 대해 직접 사과하도록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님께서 따끔하게 혼내주셨으면 좋겠다"면서 "그리고 의원들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흔들었다"고 강조했다.

박 전 시장 피소사실 관련 내용을 서울시 측에 미리 알린 것으로 조사된 남인순 의원에 대해서는 재차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 1월 남인순 의원 사퇴를 요구했다"며 "그 분으로 인한 저의 상처와 사회적 손실은 회복하기 불가능한 지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분께선 반드시 정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도 민주당에서 아무런 조치도 없었다. 민주당 차원 징계를 요청한다"고 했다.

 

A씨는 이날 안경을 착용한 채, 검은색 치마를 입고 발언에 나섰다. 하얀색 마스크는 착용했지만, 이외 모자 등은 착용하지 않았다.

발언하는 내내 취재진들의 휴대폰이나 카메라에는 포스트잇이 붙었다. 철저하게 촬영을 막는 등 보안을 위해서다. A씨는 "위력 성폭력 피해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후 발언을 이어가는 동안 흐느끼거나 울먹이기도 했다.

박 전 시장은 지난해 7월8일 전 비서에게 강제추행, 성폭력처벌법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업무상위력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피소됐다. 박 전 시장은 다음날인 9일 오전 시장공관을 나간 뒤 10일 자정께 시신으로 발견됐다.

검찰 조사결과, 박 전 시장은 사망 전 측근에 "이 파고는 넘기 힘들 것 같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경찰은 박 전 시장 사망 후 5개월 동안 수사했지만, 박 전 시장 성추행 피소 건은 박 전 시장의 사망으로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했다. 또 이 사건 실체가 간접적으로나마 밝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서울시 관계자들의 방조 의혹도 무혐의로 결론냈다.

다만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1월25일 전원위원회를 열고 박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해 "(박 전 시장의 행위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결론내렸다. 박 전 시장 성폭력이 존재했다고 본 국가기관의 유일한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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