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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개월 침묵하던 北 초조했나…방한 美장관에 잇단 담화

김여정·최선희, 美장관들 방한 맞춰 담화
미국 비난 담화지만 대화 시도라는 해석

 

[파이낸셜데일리 서현정 기자]  북한이 미국 외교·국방 장관 방한 일정에 맞춰 잇따라 담화를 내놓고 있다. 미국 정권 교체기에 침묵을 이어가던 북한이 미국 장관들의 방한을 계기로 한꺼번에 요구사항을 표출하고 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18일 담화에서 미국이 지난달부터 유엔 대표부 등을 통해 여러 경로로 대화를 제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 1부상은 대북제재를 철회하지 않는 한 미국 정부와의 대화에 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 1부상은 또 바이든 미 정부 여러 부처에서 나온 대북 압박 발언과 북한군 해커에 대한 미국 법무부의 기소, 유엔을 통한 대북제재 등에 불만을 표출했다. 한미연합군사훈련 실시와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북한 인권 문제 발언도 거론됐다.

최 1부상의 이번 담화는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우리측과 외교·국방장관 회의를 갖기 직전에 발표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북한 2인자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역시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의 방한 전날에 담화를 통해 미측에 의사를 표현했다.

 

김 부부장은 "이 기회에 우리는 대양건너에서 우리 땅에 화약내를 풍기고 싶어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의 새 행정부에도 한마디 충고한다"며 "앞으로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부부장의 이 같은 담화는 북미 관계에 대한 북한의 수개월에 걸친 침묵을 깨는 것이었다는 점에서 중요도가 높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 장관들의 방한 일정을 계기로 북미 대화를 시작하려는 신호를 발신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이번 담화들에 군사 도발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 없는 점 역시 대화 의지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왕선택 여시재 정책위원은 "최선희 제1부상 담화는 김여정 부부장 담화의 연장선이며 블링컨 장관의 최근 발언에 대한 반응"이라며 "북미 양측이 이미 장외 협상 국면에 들어서서 기싸움을 벌이는 중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국무·국방장관의 서울 체류일정에 맞춰 발신한 데 주목한다. 우리가 미국 대북정책이 강경기조로 나가지 않도록 역할을 해 달라는 것"이라며 "내용적으로 먼저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 후 대화의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험담이 없고 행동예고도 없다는 것은 기싸움을 하면서 대화의 문도 열어놓은 것"이라고 평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최선희 제1부상의 담화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북미간의 치열한 밀당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시사한다"며 "당장은 과거와 같이 전략전술 무기 도발과 같은 무력시위를 통해 미국에 맞대응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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