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종부세 완화 당정 '갈팡질팡'…주택시장 혼란 키우나

민주당 "종부세 기준 완화 당분간 논의 없다"
홍남기 "집값 최저 20% 상승, 기준 완화 검토"
당정 간 의견 정교하게 다듬어 한 목소리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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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주택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완화 문제를 두고 당정 간 온도차를 드러나면서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정이 성난 부동산 민심 수습에 나서기 위해 꺼내든 종부세 완화 방안을 두고, 종부세 완화 주장에 힘이 실리는가 싶더니 당내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자, 더불어민주당은 종부세 등 부동산 세제 완화를 당분간 검토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반면,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주택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종부세 기준 완화 여부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민주당이 부동산 세금 관련 논의는 당분간 없다고 밝힌 직후 나온 홍 직무대행의 발언을 두고, 당정 간 혼선이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김병욱 의원이 종부세 납부 기준을 현행 공시가격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면서 부동산 세제 완화 논란에 불을 지폈다. 김 의원은 "특히 최근 3년간의 부동산 가격 급등과 이와 맞물린 공시지가 인상으로 인한 종부세 재산세 상승은 가계 소득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종부세 완화 주장이 잇따르자 민주당 내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커졌다. 진성준 의원은 지난 23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극소수의 그야말로 여유가 있는 분들에게만 부과되는 것이 종부세인데, 이 종부세 부과 부담 때문에 선거에 졌다, 이렇게 진단하는 것은 잘못 진단하는 것"이라며 "집값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 부터 먼저 논의해야 하는데 우선순위가 잘못됐다"고 날을 세웠다.

 

소병훈 의원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대한민국은 5200만의 나라다. 52만의 나라가 아니다"며 종부세 완화에 반대했다. 또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도 지난 23일 아침 출근길에서 종부세 완화와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 "원칙은 쉽게 흔들어버리면 부동산 시장 전체에 잘못된 메시지 줄 수 있다"며 신중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종부세 완화 문제를 두고 논란이 갈수록 커지자, 종부세와 관련해선 결정된 게 없다며 앞으로 부동산 특별위원회에서 폭넓게 논의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여당의 이 같은 기류 변화는 자칫 징벌적 세금을 물려 집값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투기를 억제하고, 부동산 불로소득을 차단하기 위해 수요 억제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신호라는 분석이다.

홍 직무대행은 지난 26일 주택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종부세 기준 완화 여부와 관련해 "열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홍 직무대행은 이날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비공개 당정 협의에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참석해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보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언급을 자제해왔지만, 지금은 공론화가 됐다"며 이런 취지로 말했다고 더불어민주당 기재위 간사인 고용진 의원이 전했다.

다만 "정부 주택정책의 큰 기조 변화로 읽히는 것은 우려된다"며 "정부는 무주택자와 1가구 1주택자를 보호한다는 기준을 갖고 있고, 그 틀이 흔들린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직무 대행의 이 같은 발언은 기존의 원론적인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당정 간 엇박자가 빚어지면 부동산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시장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만큼 당정 간 정책조정 과정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라 종부세 기준인 공시가격 9억원 이상 주택이 크게 늘었다. 국세청의 '2020년 종합부동산세 고지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종부세 납부 대상자는 74만4000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기 전 2016년 33만9000명과 비교해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또 종부세 대상 가운데 1주택자 비율은 2016년 25.1%에서 2020년 43.6%로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월1일 기준 공시가격 9억원 초과 공동주택은 52만4620가구로 전체의 3.7%다. 종부세 부과 기준을 12억원으로 완화하면 종부세 부과대상은 기존 3.7%에서 1.9%로 줄어든다. 26만7000가구가 종부세 부과대상에서 제외된다.

서울 종부세 과세 대상인 9억원 이상 아파트가 1년 새 47.2%나 상승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종부세 과세 대상인 9억원 이상 아파트는 40만6167가구로, 전년(27만5959가구)대비 47.2%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4채 중 1채는 종부세 납부 대상인 셈이다.

종부세 완화 문제를 두고 여권 내 찬반 의견이 엇갈리면서 실제 입법까지 난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집값 안정화의 변수인 종부세 완화 문제를 두고 당정 간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당정 간 엇박자로 인해 정부의 부동산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시장의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평균 아파트값이 10억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현행 고가주택 기준을 당초 종부세 취지에 맞게 일정 기준 이상 상향할 필요가 있다"며 "여권 내에서 종부세 완화 등에 반발하는 기류가 있어 입법 논의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종부세 완화는 집값 안정화를 위한 주요 정책 중 하나"라며 "종부세 완화 문제를 두고 설익은 내용들이 공개되면 부동산 시장의 혼란을 부치고, 당초 효과도 반감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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