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비어가는 검찰…'검사장 탈락' 엘리트 간부들 줄사표

'검사장 승진' 유력했던 두 검사 사의
"새 출발해야 할 때…떠날 때가 된 듯"

 

[파이낸셜데일리 김정호 기자]  지난주 검찰 고위급 인사가 단행된 이후 검사장 승진 대상자에서 제외된 검사들이 사의를 밝히고 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문한(50·사법연수원 27기) 법무연수원 진천본원 총괄교수(기획부장 직무대리)는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사직인사를 올렸다.

이 총괄교수는 "지난 9개월 동안 그간의 검사 생활을 마무리하고 법조인으로서 미래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충분한 시간도 가졌다"며 "이제는 검찰을 떠나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검찰이 여러 가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지만 검찰 구성원들이 모두 힘을 합하면 이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해 내고 다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검사라는 공직의 무게를 견디기는 만만치 않았다. 검찰에서 쌓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법조 인생을 활기차게 시작해 보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이 총괄교수는 '당신이 이 세상에서 보길 바라는 그 변화가 되십시오'라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을 인용하며 검찰 구성원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지난 1995년 37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한 이 총괄교수는 대검찰청 공안과장,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부장, 광주지검 공안부장 등을 지낸 '공안통'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검찰 고위급 인사에서 검사장 승진 대상자로 유력하다는 전망이 많았지만 지난 4일 단행된 인사에서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번 인사에서 검사장 승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강지식(55·27기) 서울고검 송무부장도 사의를 밝혔다.

강 부장은 이날 이프로스에 "이제는 떠날 때가 된 것 같다. 긴 잠을 자다가 깬 느낌"이라며 "부족함이 많은 제가 많은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주신 검찰 가족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언급했다.

그는 검사선서문을 인용하며 "자문해봤다. '나는 용기 있고 따뜻하고 공평하고 바른 검사였을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면서 "검찰이 어려울 때 떠나게 돼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러나 제 재직기간 중 검찰이 어렵지 않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며 "역사는 항상 긍정의 수레바퀴와 함께 진행해 간다. 후퇴하거나 엇나가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제 자리를 잡아 긍정의 방향을 향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 구성원 한분 한분의 정성과 노력, 바람이 쌓이면 이 어려운 난관도 분명히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믿는다"며 "앞으로도 우리 검찰이 검찰권의 존재 근원인 국민들만 바라보고 한발 한발 뚜벅뚜벅 나아가기를 희망한다"며 글을 맺었다.

강 부장은 37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인천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형사2과장,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장을 역임했으며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감시단 부단장에 파견된 이력도 있다. 그 역시 이번 인사에서 검사장 승진 후보군으로 꼽히기도 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4일 대검검사급 41명에 관한 승진·전보 인사를 발표했다. 인사 단행 전에는 배성범 법무연수원장 등 고검장들이 잇따라 사의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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