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당국, 네이버·카카오 강한 규제로 돌아서나

與, 카카오 등 빅테크 문어발 확장 비판
당국 "미등록 중개행위로 볼 여지 있어"
핀테크사 "계도기간 종료 2주 전 날벼락"
"중개에 대한 정의규정은 아직도 불명확"
빅테크보다 중소형 핀테크사 타격 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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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기자]  여당에서 공룡플랫폼 기업으로 카카오를 지목한 데 이어 금융당국이 플랫폼업체가 금융상품을 소개하는 영업행위에 대해 상당 부분 금융소비자법(금소법)상 미등록 중개행위로 판단하면서 업계에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그동안 핀테크 육성 차원에서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에 비교적 관대한 모습을 보였던 당국이 노선을 바꿔 규제를 강화하는 건 아닌지 긴장하는 분위기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여당에서는 카카오 등 빅테크(대형기술기업)의 문어발 확장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은행권 불만을 고려해 핀테크에도 기존 금융사처럼 '동일기능 동일규제'를 적용하는 추세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지난 7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118개 계열사를 거느린 공룡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 : 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근절 및 골목상권 생태계 보호 대책 토론회' 축사에서 "이제 카카오는 국내 플랫폼 기업 중 가장 많은 계열사를 보유한 공룡플랫폼기업으로 자리잡았다"고 밝혔다. 같은 당 송갑석·이동주 의원실과 참여연대, 민변이 공동 주최한 토론회다.

송 대표는 "혁신 기업을 자부하는 카카오가 공정과 상생을 무시하고 이윤만을 추구했던 과거 대기업들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소수 플랫폼 기업이 국내 온·오프라인 시장을 모두 독점하는 승자 독식 현상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그 중심에 카카오톡으로 익숙한 카카오톡그룹이 있다. 지난 2015년 45개였던 카카오 그룹 계열사는 지난해 118개로 증가하면서 지난 5년간 73개로 늘었다"고 언급했다.

그간 금융당국은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 기조에 따라 핀테크를 육성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규제를 완화해왔다. 수십년간 이어진 기존 금융 판도를 바꾸고 새로운 금융 플레이어를 도입하는 것으로 무한경쟁을 일으켜 기존 금융사들도 혁신을 일으키게 하자는 의도다. 인터넷전문은행도 같은 배경에서 등장했고, 대출모집인이 한 금융사 대출 상품만 취급하는 '일사 전속주의' 규제도 핀테크만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은행권에서는 규제에 대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다만 최근 들어 핀테크를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시선이 다소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핀테크를 육성해야 한다는 건 변함 없지만 빅테크의 금융시장 독과점은 경계하는 시각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장에서의 독과점이 무서운 이유는 가격결정권을 갖게 된다는 것"이라며 "독점 플레이어가 가격을 무차별적으로 올려도 막을 수 있는 수단이 없다. 결국 소비자들만 피해를 입게 된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머지포인트 사태 등 디지털금융 리스크가 대두되면서, 핀테크에 대한 금융당국의 경계심이 높아진 측면도 있다. 다른 당국 관계자도 "디지털 금융이 기존 비즈니스 모델과는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법규에서 명확하게 규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핀테크가 금융시장에 안착되기 전까지 이런 불분명한 부분들을 해소시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핀테크업체들은 오는 24일 종료되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계도기간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당국이 상당수 상품 소개를 미등록 중개행위로 보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특히 증권, 보험 등 자회사를 두지 않은 전업 핀테크사들의 타격이 클 전망이다. 플랫폼사가 하나의 중개 라이선스만 있으면 투자, 보험 등 금융상품을 중개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개별 라이선스가 있어야 중개가 가능한데 스타트업들이 이에 맞게 정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네이버파이낸셜은 대출이나 보험 비교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금융위가 이번에 밝힌 금소법 적용사례에도 언급되지 않았다. 금융위가 발표한 내용을 검토하고 향후 비즈니스 확장에 참고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이용자들이 헷갈릴 수 있는 부분을 좀 더 확실하게 보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기존 비즈니스 자체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카카오페이 애플리케이션(앱) 내에서 이뤄지는 펀드 투자는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의 관련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제공된다는 게 업체 설명이다. '동전모으기' 등 투자금 입금 역시 선불충전금인 카카오페이머니가 아닌 카카오페이증권 계좌에서 송금돼 이 부분을 고객들이 알기 쉽도록 표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험은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 자회사 KP보험서비스(옛 인바이유)가, 대출은 지난해 6월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 지정에 따라 제공해왔고, 금소법 시행에 따라 지난 7월 판매대리중개업자(온라인모집법인) 자격을 신청한 상태다. 현재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다.

당장 금융당국이 제시한 내용을 염두에 두고 관련 상품·서비스를 정비하기까지 물리적으로 시간이 촉박한 건 어느 업체 할 것 없이 플랫폼 공통 부담이다. 내년에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와 관련해서도 금소법 위반 소지가 없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한 핀테크업체 관계자는 "금소법 계도기간 6개월 시행 전에 '중개'에 대한 정의규정을 명확히 하고 이 기간이 지나서도 업체들이 제대로 하지 않으면 문제삼아야 하는데, 기간 종료 2주를 남겨두고 '이런 경우에는 중개로 보인다'고 하면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남은 기간 어느 플랫폼 할 것 없이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호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핀테크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1000원짜리 보험에 가입하거나 소액을 투자하는 상품 수준인데 이걸 지난해 사모펀드 사태 때 문제된 고난도 투자상품 중개와 동일하게 볼 건지도 생각해볼 문제"라며 "동일기능 동일규제를 이야기하는데, '동일리스크 동일규제'가 맞는 게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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