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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인사서 고대 출신 '약진' 눈길

수펙스추구협의회 7인 중 3명 고려대 출신이 맡아

SK그룹이 21일 단행한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최태원(56) 회장 동문인 고려대학교 출신 인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SK가 이날 그룹의 사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끄는 자리에 임명한 조대식(56) SK 사장은 고대 사회학과 출신으로 최 회장의 초등학교 및 대학 동창이다. 최 회장은 고려대 물리학과를 졸업했다.

조 신임 의장은 최 회장이 몇년 동안 경영에서 물러났을 때도 그룹의 주요 결정을 도맡아 주도적인 역할을 해했을만큼 최 회장의 신임을 톡톡히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주요 관계사 CEO(최고경영자)로 구성된 SK만의 독자적인 집단 경영 체제다. 조 신임 의장은 수펙스추구협의회 내에 신설된 전략위원회도 함께 이끌게 됐다.

전략위원회는 관계사간 협력을 강화해 그룹의 신성장엔진 확보 및 성장을 가속화하는 역할을 맡는 곳이다.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그룹의 중심인 셈이다.

조 신임 의장은 지주회사 SK를 맡고 있을 당시 SK C&C의 합병을 주도해 최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 체제를 완성하기도 했다.

이번 인사는 최 회장이 지난해 8월 광복절 사면으로 경영에 복귀한 이후 단행한 두 번째 인사다. 가장 큰 특징은 세대 교체다. 60대 수뇌부가 물러나고 50대가 전면 배치됐다.

특히 이번 인적 쇄신은 최태원 회장의 '친정 체제 강화'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공통분모는 고려대 출신이다.

수펙스추구협의회에는 7개 위원회가 있는데 이번에 6개 위원회의 위원장 자리가 교체됐다. 조 신임 의장이 맡은 전략위원회를 포함한 3곳을 고려대 출신이 차지했다.

고려대 경영학을 나온 박정호(53) SK C&C 사장은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 사장에 보임되며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장을 맡았다.

박 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M&A 및 신성장 사업 개발 전문가로서 SK텔레콤 재임 시절 글로벌 사업 개발 및 SK하이닉스 인수를 주도한 바 있다.

또 유정준(54) SK E&S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위원회 위원장(글로벌성장위원장) 자리를 지킨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이다.

이형희(54) SK텔레콤 사업총괄 부사장은 SK브로드밴드 대표(사장)로 승진했고, 원래 대표를 맡고 있던 이인찬(54) 사장은 SK텔레콤 생활가치부문장을 맡게 됐다.

두 사람 모두 고려대이다. 이형희 사장은 산업공학과, 이인찬 사장은 경제학과를 각각 졸업했다.

이인찬 사장은 대표이사 자리에서 부문장 자리로 옮겨갔지만 SK텔레콤에서 생활가치부문은 소비자와의 접점에 있는 모든 부분을 총괄하는 곳이어서 매우 중요한 직책이다.

명목상으로는 마케팅을 책임지는 부서지만 어떤 모델을 들여올 지를 제조사와 협의하고 요금제를 책정하는 등 전반적인 전략도 함께 책임진다고 보면 된다.

소비자를 끌어올 수 있는 광고 등에 막대한 비용을 쓰는 이통사 특성상 '마케팅' 역시 SK텔레콤 내에선 역할이 중대하다.

아울러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대검 중수3과장,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등을 역임한 김준호 SK하이닉스 경영지원 부문장(사장)은 자리를 유지했다.

또 조기행 SK건설 사장(고려대 경영학과)이 회사의 체질 개선과 흑자 전환을 한 공로를 인정 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한편 이번에 CEO로 승진한 5명 중 4명은 서울대 출신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서성원 SK플래닛 신임 사장을 제외하고 박상규 SK네트웍스 사장(경영학과), 황의균 SK해운 사장(무역학과), 이재훈 SK가스 사장(법학과), 지동섭 SK루브리컨츠 사장(물리학과)은 모두 서울대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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