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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영도 안 통해…'완벽한 아내' 3% 시청률 왜?

이영애에 이어 고소영(45)의 복귀도 사실상 실패했다. 이영애가 주연하고 제작비 200억원을 투입한 '사임당 빛의 일기'가 9~10% 시청률에 그친 것에 이어 고소영이 10년만에 TV 드라마로 복귀해 화제를 모은 '완벽한 아내'는 3%대 시청률에 머무르고 있다.

14일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전파를 탄 KBS 2TV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 5회는 전국 평균 시청률 3.5%로 조사됐다. 지난달 27일 첫 방송된 이 작품은 3.9% 시청률로 출발했지만, 이후 3회까지 5%대까지 시청률을 끌어올리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4회부터 시청률이 떨어지기 시작해 이제는 3% 시청률에 그치고 있다.

방송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들의 드라마가 얼마나 높은 시청률을 보일지에 관심이 쏠렸다면, 이제는 두 배우 모두 더이상 시청률이 떨어지지 않기만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고소영의 복귀 실패 이유를 세 가지 요소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리고 이 '3無'는 이영애의 상황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지적한다.

◇재미, 없다

'완벽한 아내'를 두고 온라인상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말은 바로 "재미없다"다. 소재가 진부하고 드라마 완성도가 떨어지는데다가 최근 드라마 흐름과 맞지 않는 전개를 선보이다보니 고소영이 아닌 어떤 배우가 와도 성공시키기 힘든 작품이라는 것이다.

'억척 아줌마'의 사랑을 다룬 작품은 2000년 드라마 '아줌마' 이후 이미 여러 작품에서 수도 없이 반복돼 온 소재로 신선함이 크게 떨어진다. 이런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미스테리 스릴러 요소를 투입했으나 각기 다른 장르가 하나로 섞이지 못하면서 '완벽한 아내'는 정체불명의 드라마가 됐다. 또 최근 드라마 트렌드와 역행하는 늘어지는 전개가 시청자를 떠나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최근 드라마는 한 회에 기승전결이 모두 이뤄진다. 그만큼 전개가 빠르다. 그러나 일례로 '완벽한 아내'는 하나의 에피소드를 4회 동안 질질 끄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니 시청자가 빠져나갈 수 밖에 없다. 요즘 시청자는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캐릭터, 없다

 드라마의 부족한 완성도를 채워주는 건 독특한 캐릭터의 존재다. 수목드라마 경쟁에서 '김과장'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사임당 빛의 일기'를 완전히 제압할 수 있었던 건 남궁민이 연기한 '김성룡 과장'이 가진 매력적인 캐릭터의 힘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게 중론이다.

'완벽한 아내'가 비판받는 지점 중 하나가 바로 캐릭터다. 드라마가 6회까지 방송됐음에도 불구하고 고소영이 연기한 '심재복'을 비롯해 어떤 인물도 시청자 눈길을 끌지 못한다는 것이다. 새롭지 못하면 공감이라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완벽한 아내'에는 시청자가 정을 붙일 수 있을 만한 캐릭터가 없다는 지적이 많다.

이문원 문화평론가는 이와 관련, "고소영의 연기가 '심재복'이라는 캐릭터를 살리지 못하는 게 아니다. 심재복에게는 캐릭터 자체가 없다. 새로울 수는 없는 캐릭터이니까, 시청자가 감정 이입이라도 충분히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도 못하다. 연출과 극본이 뒷받침 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인지도, 없다

 고소영은 10년, 이영애는 13년을 쉬었다. 그 사이 드라마 시청 트렌드는 강산이 변하는 것보다 더 급격히 변화했다. 그에 맞춰 장르와 연출 방식이 변했고, 배우들 또한 물갈이 됐다. 안타깝지만, 고소영과 이영애는 한 마디로 '흘러간 스타'가 됐다.
드라마 시청률은 역시 40대 이상 여성 시청자의 입김이 가장 세게 작용한다. 다만 주간 미니시리즈의 경우 그 특성상 20~30대 시청자들이 화제성 면에서 큰 역할을 하는데, 고소영과 이영애는 더이상 이 연령대 시청자에게 매력적인 스타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들은 여전히 아름답지만, 시청률을 보증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에리 문화평론가는 "고소영과 이영애는 90년대 스타다. 그 당시 트렌드에는 그들이 당시 시대상과 잘 들어맞는 배우들이었다. 그러나 이제 시간이 흘렀다. 이제 대중은 그들에게 외모보다 경력에 맞는 연기력을 요구한다. 이런 점에서 두 배우는 다소 부족한 점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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