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방문에 나섰던 피에르 은쿠룬지자 부룬디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귀국했으나 수도에서 정부군과 쿠데타를 시도했던 군부 간의 교전은 계속됐다.
전날 군부가 쿠데타를 시도하면서 최근 계속된 부룬디의 정정 불안은 최고조에 달했다. 당시 은쿠룬지자 대통령은 정정 불안 해소를 위한 역내 정상들과의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탄자니아를 방문하고 있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트위터에 은쿠룬지자 대통령이 귀국했다고 전했으나 이에 대한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앞서 은쿠룬지자 대통령이 상황이 진정됐다며 국민에게 자제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도 부줌부라에 있는 국영 라디오방송사 RTNB를 지키는 정부군은 이날 쿠데타 기도를 주도했던 고데프로이드 니욤바레 육군 소장을 지지하는 군부와 교전을 벌여 시내에는 총성과 폭발음이 들렸다.
윌리 은야미트웨 대통령실 정보통신 보좌관은 이날 트위터에 “RTNB 방송사와 그 주변이 약 25분 간 공격당했다”고 전했다.
교전 중 RTNB의 방송이 일시 중단됐다가 음악만 나왔다.
교전 후 정부군은 니욤바레 소장을 지지하는 군인 1명이 방송사 인근 도로에 숨진 채 쓰러진 것을 발견했다. 경찰이 텅 빈 주요 도로를 순찰했고 또 다른 거리에는 겁에 질린 일부 시민은 중립을 상징하는 십자가를 들고 걸었다.
지난 4월26일부터 은쿠룬지자 대통령의 3선 출마에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되면서 최소 15명이 숨졌다. 시위대는 은쿠룬지자 대통령의 3선 출마는 헌법뿐 아니라 내전을 종식시킨 평화협정에도 위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정 불안 중 경찰과 시위대 간의 완충 역할을 해언 군은 현재 지난 2월 정보국장에서 해임된 니욤바레 소장의 지지파와 은쿠룬지자 대통령 지지파로 나뉘어 교전을 벌이고 있다.
부룬디 정정 불안에 대한 역내 정상회담을 주재한 자카야 키크웨테 탄자니아 대통령은 이날 역내 정상들이 부룬디 군부 쿠데타를 비난하고 헌법질서 회복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연합 평화안보위원회도 이날 긴급회의를 마치고 부룬디에서 벌어진 폭력으로 권력을 장악하려는 시도를 비난하고 군 정파 간 대화를 촉구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와 반기문 사무총장도 이날 각각 성명을 발표하고 선출된 정부를 축출하려고 쿠데타를 기도한 부룬디군 지도부를 비난했다.
안보리는 또한 쿠데타를 기도한 군부가 정부를 지지하는 민간인에 대한 폭력 사태를 조장했다고 비난하고 신속한 법질서 회복과 신뢰할 수 있는 선거를 촉구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에 대변인은 "반 총장이 이번 브룬디 사태에서 인권 침해를 지시하거나 저지른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도 부룬디의 정파 간 폭력사태 중단을 촉구하고 부룬디 사태 해결을 위한 역내 정상들의 협력에 전폭적 지지를 표했다.
부룬디 인구의 85%를 차지는 후투족과 15%를 차지는 투치족의 민족 갈등은 지난 1993년 첫 후투족 대통령인 멜키오르 은다다예 대통령이 암살된 이후 2005년까지 계속됐다.
2005년 8월 취임한 후투족 출신 은쿠룬지자 대통령은 민족 화해와 경제 회복 운동을 펼쳤고 2009년 정부는 부룬디의 마지막 반군과 평화협정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