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번역원이 2016년 ‘올해의 한자’로 ‘省(살필 성)’자를 선정했다.
전직원 140여명과 전국 13개 대학 권역별 거점연구소(고려대, 단국대, 성균관대, 성신여대, 충남대, 이화여대, 경북대, 부산대, 안동대, 전남대, 조선대, 전주대, 한국국학진흥원 등) 연구원 5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살필 성(省)’이 112명으로 으뜸을 차지했다. ‘밝을 명(明)’ 37명, ‘화할 화(和)’ 30명에 이어 ‘도울 협(協)’ ‘펼 신(申)’, ‘통할 통(通)이 그 뒤를 따랐다. 또 ‘설 립(立)’, ‘고를 균(均)’, ‘들을 청(聽)’, ’고칠 개(改)’, ‘살필 찰(察)’도 1명씩을 기록했다.
‘살필 성’이 압도적으로 선정된 이유는 2016년이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중요한 해이므로, 어떤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느냐가 국가 경쟁력이나 국민의 실생활과 직결된다는 것을 느껴,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고 국민을 위해 양심을 지키며 성실히 일할 국민의 대변자를 자세하고 면밀하게 살펴보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아울러 모든 국민이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스스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성찰해 지난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고 보다 나은 새해를 맞이하자는 의미도 담고 있다. ‘省’은 ‘성찰(省察)’ ‘반성(反省)’ ‘자성(自省)’ 등의 예에서 보듯이 ‘자세하게 살펴본다’는 뜻이다. 증자는 ‘일일삼성오신(一日三省吾身)’이라며 하루 세 가지를 반성해 본다고 했다.
한편 ‘밝을 명’은 온갖 비리와 부패현상 등의 원인이나 진상이 정확히 밝혀져 투명한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화할 화’는 경색된 남북관계와 지역갈등 등이 풀리기를 바라는 뜻에서, ‘도울 협’은 노사갈등을 딛고 화해가 되기를 희망하며, ‘펼 신’은 간지로 원숭이의 해이므로 위축되지 말고 기를 펴라는 뜻으로 지목했다.
한국고전번역원이 ‘올해의 한자’를 한 글자로 선정, 발표한 것은 해마다 새해 그 해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제관계 등에서 최대 관심사를 한 글자의 쉬운 한자(漢字)로 표현해 국민들에게 새해의 희망과 바람을 전하고자 한 것이다.
“그동안 매년 연말 언론에 발표되는 ‘올해의 한자(사자성어)’가 어렵기도 하고 국민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자 하는 것인지 명확치 않다는 여론도 일부 있었다. 또한 학교 현장의 한자교육이 파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자기 이름이나 자녀 이름조차 한자로 제대로 쓰지 못하기도 하는데 시대착오적일 뿐만 아니라 국민정서와도 동떨어진 느낌이 든다는 여론도 있었다. 특히 한자를 상용하는 일본, 중국, 대만 등 국가도 ‘올해의 한자’를 단 한 글자의 한자로 발표하는 것과도 대비된다.” (올해 중국은 청렴할 렴 廉, 일본은 편안 안 安, 대만은 바꿀 환 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