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이 8·15 특별사면을 앞두고 19일 대법원에 상고 취하서를 제출함과 동시에 검찰에 형집행정지 신청서를 냈다.
재상고를 포기함에 따라 이 회장의 형은 확정됐다. 반면 8·15 특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은 열리게 됐다.
CJ그룹은 이날 "이재현 회장의 병세가 급속히 악화되어 신체적, 정신적으로 더 이상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수감시 치명적 위험에 처할 수 있는 만큼 검찰에 형집행정지 신청을 동시에 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업총수이기에 앞서 한 인간으로서 생명권, 치료권을 보장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이 회장의 위중한 건강상태와 관련해 상세히 설명을 했다. 현재 이 회장은 현재 만성신부전증과 근육위축(CMT) 유전병 및 신장이식수술 이후 후유증이 거듭 재발되면서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현재 유전병이 최근 급속도로 악화돼 자력 보행은 물론 젓가락질도 못하는 등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황이며 5월에는 신장 거부 반응도 나타나 면역억제 치료를 동반하면서 부신부전증과 간수치 상승, 구강궤양 등 합병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 전 60kg 이상이던 체중도 52~53kg 으로 떨어진 이후 회복이 안되는 상태다.
CJ측은 "무엇보다 힘든 건 3년이 넘는 투병과 재판 상황, 지난해 8월 아버지의 타계, 이어진 어머니의 병환(2015년말 아들의 파기환송심 선고 직후 급성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인지장애 지속) 등으로 환자의 심리 상태가 극도로 불안해졌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말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선고를 받은데 이어 그 충격으로 평생 의지해온 어머니마저 쓰러지자, 좌절감과 죄책감에 음식 거부, 치료 거부 증세를 보여 혈관으로 영양수액과 함께 항우울제를 투여하기도 했다.
CJ그룹 측은 "이 같은 상태에서 구속수감된다면, 이재현 회장은 매우 치명적인 위험에 처할 것"이라며 "패닉에 빠진 이 회장이 가족에게 '내가 이러다 죽는거 아니냐. 살고 싶다'며 죽음의 공포를 호소하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이식환자에 필요한 감염관리나 CMT 재활치료 환경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은 감옥에 이재현 회장이 수감될 경우,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주치의의 견해도 전했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수뇌부 경영 공백으로 CJ그룹 경영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국가경제 활성화와 투자확대 등을 위해서라도 선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위중한 병세 탓에 사면을 받더라도 일상생활 복귀조차 어려운 만큼 인도주의적 차원으로 특사 대상에 포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