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오픈 암스(Open Arms)'를 연주하는 것이 제게도 큰 기쁨이에요. 이 노래에 담긴 감정은 드라마틱하고 매우 사적이기도 하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랫말과 음악에 담긴 로맨스에 공감해서인 듯합니다."(드럼 스티브 스미스)
"수년 동안 연인들과 커플들에게 사랑을 불어넣는 곡으로 이 노래가 사랑받고 있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에요. 그리고 (머라이어 캐리와 보이즈 투 멘과 같은) 훌륭한 가수들이 우리 노래를 불러줬다는 것에 대해 대단히 영광스럽게 생각해요."(키보드 조나단 케인)
오픈 암스(Open Arms)'의 주인공인 미국 록 밴드 '저니(Journey)'가 결성 44년 만인 오는 15일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연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팝' 명단에도 빠지지 않는 '오픈 암스'로 국내에서 인기를 누린 팀이다. 아름다운 멜로디가 돋보이는 서정적인 록 발라드 '오픈 암스'는 빌보드 싱글 차트 6주 연속 2위를 기록했다. 머라이어 캐리와 보이즈 투 멘의 리메이크 버전 또한 큰 인기를 얻었다.
197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결성된 저니는 1975년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을 공개했다. 2011년에 발표한 14집 '이클립스'까지 총 14장의 정규 스튜디오 앨범을 발표했다. 통산 8000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수차례의 멤버 교체와 1987년 그룹 해체, 1995년 재결성 등의 과정을 겪으면서도 7집 '이스케이프'를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리는 등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뒤늦게 한국을 찾게 된 이유에 대해 조나단 케인은 내한 전 뉴시스와 e-메일 인터뷰에서 "1980년대에 일본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었지만 한국에서 공연을 진행하고자 하는 프로모터들 사이에 제대로 연락이 닿지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
"보컬 아넬 피네다가 합류한 이후로, 그가 마닐라 출신인 덕분인지 아시아에서 공연할 기회가 더 많아진 듯해요. 게다가 새로운 공연 에이전시와 일하게 된 것도 한국 공연을 현실로 만든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아넬 피네다에 대한 기대도 크지만 한편으로는 기존 보컬 스티브 페리(1977~1998)의 목소리로 저니의 노래를 들을 수 없다는 아쉬움을 표하는 팬들도 있다.
유튜브 영상을 통해 피네다를 새로운 보컬로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유가 궁금하다. 케인은 "고음을 소화하면서 힘이 넘치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 외에도, 우리는 그의 활기 넘치는 모습과 따뜻한 마음을 사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족을 사랑하고 우리의 음악을 사랑해요. 그의 존재가 우리를 더 좋은 밴드로 만들어 주고 있어요."
스티브 스미스는 앞서 저니가 아닌 자신의 밴드로 앞서 한국에서 공연한 적이 있다.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에서 제 밴드인 '바이탈 인포메이션' 공연을 두 차례 했고, 랜디 브렉커와 빌 에반스의 솔밥(Soulbop) 밴드 무대에 한 차례 참여했던 적이 있어요. 지난 20년 사이에 한국에서 몇 번의 드럼 클리닉을 열기도 했죠. 제 라이브 공연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수많은 팬들을 위해 공연하는 것이 대단히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과거 저니가 전성기를 누릴 때와 달리 현재 세계의 대중음악계는 많이 변했다. 케인 역시 "인터넷이 음악 판매와 유통을 변화시켰다"고 동의했다.
"디지털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서비스가 CD나 앨범을 소유하던 것을 대처하게 된 것이죠. 스포티파이(Spotify)와 유튜브에서 대부분 공짜로 음악을 즐기게 되면서 아티스트들에게 지불돼야 하는 지적재산권의 수익에 손실이 가중됐어요."
음반 판매량이 없고, 공연 투어 수익에 의지하게 되는 지금은 음악 활동을 지속해 갈 수 있는 가능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월드 투어를 돌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이는 상당한 체력이 요구된다. 하지만 저니 멤버들은 거뜬해 보인다.
"우리는 적절한 수면을 취하고, 운동을 하고, 영양 보충제를 섭취하고 건강하게 먹어요.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 정도에 맞춰 우리 스스로 페이스를 유지해 가려고 하죠."(케인)
"개인적으로 요가와 운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덧붙여서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몇 시간씩 드럼 연습을 해 오고 있어요."(스미스)
오랜 역사를 지닌 만큼 큰 위기도 겪었다. 수차례 멤버 교체가 있었고 해체도 했었다. 그럼에도 팀을 유지해온 원동력에 대해서는 "항상 음악과 팬들과 함께 나눈 특별한 상호 교류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케인)이라고 답했다.
스미스는 "'저니'의 음악을 라이브로 듣고 싶어했던 우리의 팬들이 가장 큰 원동력인 것은 확실한 사실"이라며 "그런 팬들의 바람이 우리가 공연 투어를 하고 사람들에게 음악을 들려줄 수 있게 힘을 실어 줬다"고 봤다.
40년 이상 '저니'의 이름을 유지해 가고 있는 또 다른 비결로는 "우리 사운드를 지켜 왔고, 희망과 사랑, 그리고 어느 시대에서 왔든지 간에 모든 사람들이 추구하는 보편적 주제를 일관된 가사로 전달"(케인)이라고 여겼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저니'의 음악은 불확실한 시대를 위한 확실한 음악이었어요."
최근 '로큰롤 명예의 전당'(Rock & Roll Hall of Fame)에 이름을 올리면서 현재 진행형의 밴드임을 증명했다.
"분명 기다릴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일이었어요. 투표에서 우리가 1위를 할 수 있도록 투표해 준 팬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대중음악에 영향을 끼친 훌륭한 예술인 그룹의 일원이 된 것을 매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케인)
"개인적으로도 매우 신나는 경험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것을 오랜 시간 동안 우리를 사랑해 준 팬들이 마침내 보게 되었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행복한 일이에요."(스미스)
이번 내한공연에서 가장 초점을 맞추는 부분은 무엇일까? 한국 팬들 사이에서는 '오픈 암스'를 들을 수 있을지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우리는 그날 저녁에 연주할 곡명을 정하는 편이에요. 어떤 곡을 연주할 지 멤버 간에 동의를 구하죠. 팬들이 듣고 싶어 한다고 여겨지는 곡들이 6~8곡 정도 있는데, 대부분 예전의 히트곡인 경우가 많아요. 가장 성공을 거뒀던 두 앨범인 '이스케이프(Escape)'와 '프론티어스(Frontiers)' 수록곡을 포함해서 연주할 예정입니다."(케인)
한국 팬들은 공연장에서 함께 노래하는 것을 좋아한다. 해외 뮤지션의 내한 공연에서 합창은 익숙한 문화다. "아넬은 청중들이 노래를 따라 부르게 하는 것에 능숙해요. 대부분의 콘서트에서 팬들은 밤새도록 노래를 부를 정도니까요!"(스미스) "한국에서 우리 음악을 함께 나눌 수 있게 초대 받아서, 그리고 새로운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게 되어서 영광이며 또 매우 기뻐요."(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