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립교향악단(이하 수원시향) 단원들에게 인격 비하 발언과 폭력적인 행동으로 말썽을 빚었던 김대진 수원시향 예술감독의 사표가 전격 수리됐다. <뉴시스 5월21일자 보도>
24일 수원시에 따르면 김 감독은 수원시립예술단 노조의 사과와 지휘권 인정 등을 포함한 동의서 서명을 전제로 노조와의 대화 및 복귀 가능성을 밝혀왔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 17일과 18일 노조지도부에게 두 차례 동의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노조는 피해 당사자에게 오히려 사과를 요구한 것과 포털사이트에 악성 댓글을 올린 부분은 노조와 무관하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 뒤 19일 시는 김 감독이 양보 의사를 밝혀 22일 노조와의 대화에 임하겠다는 의사를 노조에 전달했다. 하지만 21일 최종적으로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대화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혀 22일 대화가 무산됐다.
결국 김 감독 사태가 난관에 봉착했고, 시는 수원시립예술단 운영위원회 긴급 회의를 열고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수원시립예술단 운영위는 23일 운영위원 16명 가운데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10일 지난달 교향악축제 리허설 과정에서 있었던 인격 비하 발언 등에 대해 유감 표명과 함께 사표를 제출한 김 감독에 대한 안건을 논의했다.
그 결과 운영위는 김 감독의 사표를 수리하기로 결정했다. 운영위는 "국내 정상급 오케스트라 지휘자로서 지난 9년 동안 수원시와 수원시향 발전을 위해 많은 공헌을 했는데 불미스러운 사태로 사직 논란에 휩싸여 안타깝다"면서 "위원들은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라고 밝혔다.
시는 운영위 회의 결과를 외부 특강 이후 24일 오전 출근한 염태영 수원시장에게 보고했다. 염 시장은 운영위 의견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김 감독 사표 수리가 전파되면서 수원시향 악장, 첼로 수석 등도 잇따라 사표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 시는 다음 달 26일 국제자매도시인 독일 프라이부르크 공연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고 일정을 취소하기로 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그동안 예술감독과 단원들의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안타깝다"라며 "수원시향의 명예를 대외적으로 지키기 위해 상호 화합을 중재한 것이지 가해자 입장에서 해법을 모색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지난달 있었던 리허설 과정에서 생긴 게 아니다. 지난 9년 동안 단원들은 참고 인내해왔다"면서 "음악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권이 뒷전으로 밀려야 한다는 생각은 잘 못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인권은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할 기본적인 권리이며 배려의 대상이 아니라 지켜져야 할 가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