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한국 수소차 보급 글로벌 1위…충전 인프라는 '열악'

KAMA "충전소 설치 속도내고 편차 줄여야…보조금 확대 시급"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우리나라의 수소전기자동차 보급대수는 세계 1위지만 충전 인프라는 매우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 세계 수소차 중 33%가 운행 중인 우리나라는 수소차 보급률 세계 1위였다. 하지만 충전기 1기당 차량대수는180대로, 한국·미국·중국·일본·독일 5개국 중 1기당 224대의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충전인프라가 미흡했다.

반면, 독일은 충전기 1기당 9대, 일본 38대, 중국 56대 등으로 나타나 수소차 보급 대비 충전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소차가 전기차 등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충전소 구축이 차량 보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충전인프라 여건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 연료별 자동차 연평균 증가율은 내연기관자차 2%, 하이브리드차가 30%, 전기차가 88%인데 반해 수소차는 235%로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수소충전소 증가율은 같은 기간 116% 증가에 그쳤다. 이에 따라 국내 수소 충전기 1대당 차량대수는 2017년 27대에서 2019년 169대, 지난해 3월 180대로, 충전 여건이 빠르게 열악해지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전기차의 경우 전체 보급차량을 동시 충전하는데 16.2시간이 걸리는 반면 수소차는 30시간 소요된다.

지역별 충전 인프라 격차도 심각한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에 따르면 수소충전소의 수, 접근성, 운영시간 등 충전 여건이 좋은 지역일수록 수소차 보급률도 높게 나타났다. 수소충전소가 없는 경기 북부의 수소차 보급률은 경기 전체의 12%(238대)에 불과하고, 경남 수소충전소의 75%(8기 중 6기)가 설치된 창원시는 경남 전체 수소차의 75%(798대)가 보급됐다.

특히 지자체 본청과 충전소 간 거리가 100km 이상인 지역은 충전을 위해서만 200km 이상 이동해야 하므로 차량 운행자의 실 주행거리(넥쏘 기준)는 200km대로 줄어들어 충전소 구축이 시급하다는 것이 협회의 설명이다.

협회에 따르면 특정일에 영업시간 내내 충전한다면, 지역별 전체차량 중 서울은 14%, 부산은 12%, 강원은 13%만 충전할 수 있는 반면, 세종은 113%, 충북은 64%의 차량이 충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집중 시간인 평일 오후 6시 이후 등에 충전한다면, 서울은 총 등록차량 중 7%, 부산은 5%, 강원은 6%만이 충전할 수 있는 반면, 세종은 46%, 전남은 26%의 차량이 충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산업협회 정만기 회장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소차를 보급한 국가이나 충전 여건 미흡으로 수소차 산업의 발전 속도가 지체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수소차 보급 확대를 통한 수송부문 탄소중립 가속화를 위해 무엇보다 충전소를 신속히 설치하되 지역별 편차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충전소 설치에 대한 조속 허가 혹은 승인, 충전소 설치 및 운영보조금 확대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