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1분기 기업 매출 3년6개월來 최고…빚은 늘어

수출 호조에 매출 증가율 7.4%로 2년만에 플러스 전환
부채비율 늘어…미지급 배당금 영향

 

[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기자]   올 1분기 국내 기업들의 매출 증가세가 3년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동차, 반도체 수출 호조로 제조업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영업이익은 늘어난 반면 미지급배당금 등의 영향으로 빚은 소폭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21년 1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1~3월 국내 외감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7.4% 증가해 전분기(-1.0%)에서 큰 폭으로 플러스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1분기부터 마이너스를 이어가다 2년 만에 플러스 전환됐다. 이는 2017년 3분기(13.8%)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번 조사는 2019년 말 기준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적용대상 법인기업 2만914곳 중 3862곳을 표본조사해 추계한 결과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매출증가율은 6.9%로 오히려 소폭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의 매출액증가율이 21.1% 급증해 상승 폭이 전분기(1.3%) 보다 확대됐고, 비제조업은 3.3% 증가해 플러스 전환했다. 제조업 중에서는 운송장비(14.6%), 반도체 등 기계·전기전자(12.8%), 금속제품(12.3%), 석유·화학(9.8%) 등의 증가폭이 크게 나타났다. 비제조업에서는 도매·소매업 매출액 증가율이 7.3% 늘었다.

김대진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업종인 자동차와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제조업 매출이 크게 늘었다"며 "비제조업도 정보통신업 등의 호조로 증가 전환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1분기 전년동기대비 자동차와 반도체 수출은 각각 14.9%, 13.4% 늘었다. 5G 가입자 수도 1년 전 588만명에서 올해 1분기 말 1448만명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총자산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1.5%에서 올 1분기 3.3%로 상승했다. 이는 2015년 1분기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다.
 
기업들의 수익성도 개선됐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액을 보여주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4.2%에서 올 1분기 6.4%로상승했다. 2018년 4분기(7.6%) 이후 2년 3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업들이 1분기에 1000원 어치의 물건을 팔았을 때 세금을 빼고 거둬들인 이익이 64원이라는 얘기다.

제조업 이익률이 6.7%로 1년 전(3.5%) 보다 좋아졌다. 비제조업도 6.1%로 나타나 전년같은기간(5.1%) 보다 상승했다.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이 같은 기간 3.9%에서 6.5%로 상승했고, 중소기업의 이익률도 5.3%에서 6.0%로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안정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은 89.4%로 전분기(86.1%)에 비해 올랐다. 제조업이 지난해 4분기 66.7%에서 올 1분기 71.7%로 상승한 반면 비제조업은 같은기간 121.4%에서 120.5%로 하락했다. 반면 차입금 의존도는 24.4%로 전분기(24.6%)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부채비율이 늘어난 것은 매입채무, 미지급 배당금 등 일시적인 영향이다. 김 팀장은 "3월의 경우 배당금 지급결의가 있고 지급시점은 4월이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1분기에는 증가하고 2분기에는 하락하는 계절적인 경향이 있다"며 "특히 지난해부터 기업들이 친주주 정책을 펼치면서 배당이 많이 늘어 부채비율도 증가한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차입금 의존도가 줄어든 것과 관련해서는 "차입금 의존도는 매출 투자 이익이 늘어나면 총재산이 늘어나 차입금 의존도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만큼 영업이 잘 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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