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종합]朴대통령, 중동 순방 성과는…'제2의 중동붐' 가능성 열어

朴대통령, 9일 4개국 순방 마치고 귀국

박근혜 대통령이 7박9일간의 일정으로 무려 4개국에 걸쳐 강행군에 나섰던 중동 순방을 마치고 오는 9일 귀국한다.

집권 3년차 들어 첫 해외 순방길에 나섰던 박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서도 1970년대 중동붐을 재현한다는 목표로 방문국들과 각종 경제협력을 다지는 비즈니스 외교에 주력했다. 이른바 '제2의 중동붐' 가능성을 여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스마트원자로 수출 추진으로 세계 최초의 중소형원전 수출길을 열었을 뿐 아니라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할랄식품 수출기반도 마련하면서 대(對)중동 교류를 다변화하는 계기도 만들었다. 중동의 왕실 인사들을 비롯해 유력 재계인사 등도 만나 미래 협력 가능성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기도 했다.

◇스마트원전 세계 최초 수출 추진…對중동 협력분야 다변화

이번 순방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에서 '스마트 공동파트너십 및 인력양성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부분이다.

중동 같은 물부족 국가에 수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15년간 개발한 중소형 원전인 스마트 원자로를 사우디에 시범건설하고 제3국 수출도 모색하기로 함으로써 세계 최초로 스마트 원전 수출을 가시화하는 한편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 규모의 수출실적도 기대하게 됐다. 안전성을 입증하는 표준 설계인가도 세계최초로 획득해 경제성과 안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으로도 평가됐다.

박 대통령이 국내 역점사업으로 추진해온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처음으로 해외에 수출하는 사례도 만들었다. 사우디 기업인 STC가 SK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벤치마킹한 '이노베이션센터'를 구축하기로 하고 SK도 이를 지원하기로 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 수출의 토대를 만듦으로써 향후 창조경제가 중동을 넘어 글로벌 경제발전모델이 될 가능성을 열게 된 셈이다.

그간 에너지·건설분야에 주력했던 것에 탈피해 보건·의료, 식품·농업, 문화 등의 분야로 대중동 교류를 다변화하는 계기도 마련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방문에서는 국산 '할랄(Halal)식품'을 처음으로 중동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 성장전망이 높으면서도 중동 현지시장에 대한 정보부족과 현지 소비자의 한국식품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진출에 어려움을 겪어온 할랄식품의 진출이 원활해져 향후 중동권 수출 확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 UAE에 한국문화원을 설립하기로 해 한류문화를 확산시킬 거점을 마련한 것 외에도 보건·의료 및 신재생, 정보통신기술(ICT)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중동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 수주 측면지원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예정돼 있는 중동에서 우리 기업을 측면지원하며 수주 가능성을 높인 것도 중요한 성과다.

박 대통령은 쿠웨이트에서 '교통 인프라 구축 MOU'와 '신도시 개발 협력 합의의사록(MOM)'를 체결하는 한편, 정상회담에서도 쿠웨이트가 추진 중인 다수의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우리 기업의 참여를 당부했다.

이를 통해 쿠웨이트에서 ▲신규 정유공장 건설사업(78억달러) ▲쿠웨이트 메트로(220억달러)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 연결철도망(18억달러) ▲움 알 하이만 하수처리 시설(15억달러) ▲신도시건설(50억달러) 등 381억달러 규모 건설사업에 대한 우리 기업의 참여 가능성을 높였다.

2022년 월드컵 개최지인 카타르에서는 우리 기업이 참여한 290억달러 상당의 월드컵 인프라 사업 수주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우리 기업이 입찰에 참여했거나 참여 예정인 카타르 월드컵 관련 사업은 ▲장거리 철도 1단계(20억달러) ▲일반도로 및 하수처리 프로그램(140억달러) ▲도하 남부 하수처리시설(30억달러) ▲크로싱 교량(60억달러) ▲월드컵 경기장(40억달러) 등 총 290억달러 규모다.

중동에서는 이미 우리 기업들이 주요 국책사업에 활발히 참여하며 신뢰를 쌓아 왔기 때문에 박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수주에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중동국가와 미래협력 가능성 다져…리퍼트에 전화해 위로하기도

이번 순방을 통해 다양한 경제성과를 거둔 것 외에도 막대한 부를 지닌 중동 국가들과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계기도 만들었다.

박 대통령은 사우디 방문에서는 국왕과의 정상회담 외에 차기와 차차기 왕위계승자인 무크린 왕세제와 무함마드 나이프 제2왕위계승자를 잇따라 만나 미래 협력기반을 구축했다.

'중동의 워렌 버핏'으로 불리는 알 왈리드 빈 탈랄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킹덤홀딩회사(KHC) 회장도 사우디에서 만나 한국에 대한 투자와 함께 제3국 공동진출을 위한 협력을 논의했다.

UAE에서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아부다비 왕세제와 세 번째 정상회담을 갖고 친밀도를 과시했다. 지난해 2월 왕세제의 방한과 5월 박 대통령의 바라카 원전 1호기 원자로 설치식 참석 당시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박 대통령이 세 번 이상 정상회담을 한 정상은 미국, 중국,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정도다.

양국이 내실있는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 반영됐다는 게 청와대의 평가다. 박 대통령도 회담에서 "취임한 이후 두 번이나 방문한 곳은 극히 드물다"며 "(양국 관계의)친밀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UAE에서는 이슬람사원인 '그랜드 모스크'를 시찰하면서 무슬림(이슬람교도) 여성들의 전통 의상인 '샤일라(Shayla)'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또 현지에 파병된 청해부대와 아크부대 장병들을 만나 격려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국내 현안 역시 빼놓지 않고 챙기는 모습도 보였다. 순방 도중 터진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사건과 관련, 현지에서 리퍼트 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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