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공격 투자에 재무악화 우려…신세계, 계열사 신용등급 줄줄이 '강등'

그룹 투자 지속…계열사 재무부담 '부정적'

'면세점 대전'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신세계의 신용등급은 내리막이다.

신세계그룹 주도의 투자계획 증가에 따른 재무부담이 계열사의 신용도를 줄줄이 깎아 내리고 있다.

20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NICE신용평가는 신세계의 장기신용등급에 대해 등급은 'AA+'를 유지했다. 하지만 전망은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유통업황 부진 속 투자부담이 확대, 재무안정성 저하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9월 결정한 인천 송도 복합쇼핑몰 개발, 11월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사업자 선정 등으로 재무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관측이 반영됐다. 종속기업인 신세계디에프가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점은 기회요인이지만 단기적으로 3000억원 상당의 설비투자 및 초도 운전자금이 필요해 투자부담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신세계그룹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부천 복합문화단지 개발사업과 같이 향후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사업이 추가돼 자금 소요가 더 많이 발생할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신세계는 증축한 기존 주력점포를 비롯해 복합쇼핑몰,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 등을 오픈할 예정이다. 내수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경쟁이 심화돼 성과가 제약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놨다.

한국신용평가사 역시 지난 19일 신세계의 무보증회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AA+(부정적)'로 부여했다. 한신평 측은 "불리한 영업환경으로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인 가운데 그룹 차원의 투자 지속으로 계열 전반의 재무부담 확대 가능성을 감안할 때 등급전망은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신평사가 신세계의 신용등급전망을 강등한 배경은 잇따른 투자로 인한 재무부담 탓이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3조3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해 그룹 전체 투자규모가 2조24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50% 이상 투자 규모가 늘어났다.

신세계는 올해 ▲강남점 증축 ▲센텀 B관 ▲김해점 ▲대구점 ▲하남 복합쇼핑몰 등의 계획을 갖고 있다.

강남점 증축과 센텀 B관 오픈 시기는 오는 2월이다. 신세계 측은 강남점 증축을 위해 1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센텀 B관 오픈에는 3000억원이 사용된다. 김해점과 대구점 출점에는 1000억원과 8000억원이 투자될 계획이다. 신세계는 김해점을 올해 상반기에 오픈 한 뒤 하반기에 대구점을 출점한다는 계획이다.

면세점 사업에 대한 투자도 이뤄진다. 신세계는 도심관광 활성화를 위해 15개 관광산업 진흥프로그램과 10大 관광인프라 개선 프로젝트를 실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53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신용등급 강등은 신세계뿐만이 아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신세계조선호텔에 대한 장기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은 김해국제공항 면세점 임차료 부담 때문이다. 이로 인한 회사 전체의 영업손실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산 시내면세점 이전 관련 투자가 예상돼 있기 때문이다.

또 업계 내 경쟁 심화로 영업현금 창출이 제한될 것이란 예상도 영향을 미쳤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지난 3분기까지 영업손실이 282억원에 달한다. 호텔업의 산업위험은 보통 수준이지만 면세점업을 중심으로 한 업계 내 경쟁이 심화돼 호텔기업의 방향성은 부정적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국내 패션시장의 불리한 사업 환경이 지속되면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영업수익성이 저하됐다고 나이스신평은 분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단기신용등급을 종전 'A1'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경상투자와 매장 및 브랜드 확대에 따른 운전자금 부담 등으로 잉여현금 창출이 제한적일 전망이란 관측도 내놨다. 2011년 이후로 명품매장을 위한 건물 매입, 물류센터 증설, 사옥 건설 등으로 투자 규모가 확대돼 잉여현금흐름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 측은 "경기불황에도 대규모 투자를 통해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정공법을 택했다"면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영구채 발행과 자산유동화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부채비율을 낮추는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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