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금호타이어 노조, 적자 났는데도 성과급 요구

노조, 1인당 400만원 이상의 일시금 요구

금호타이어 노조가 지난해 대규모 적자에도 불구하고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21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노조는 임금협상 본교섭에서 사측이 일시금 인상을 거부할 경우 부분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회사가 지난해 파업으로 1500억원 대의 매출 손실을 입었는데도 또 다시 파업카드를 꺼내들었다. 

임금협상안의 가장 큰 쟁점은 성과급 성격의 일시금 규모다. 사측은 임금피크제 도입을 전제로 300만원의 일시금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노조 측은 임금피크제와 상관없이 400만원 이상의 일시금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41일 동안 파업(부분파업 포함)하면서 받지 못한 임금 손실금을 일시금으로 보상받겠다는 속셈이다. 하지만 사측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으로 일시금 인상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 노조의 요구가 도를 넘어섰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산 저가 타이어의 공세와 신흥국 경기 부진, 장기파업 등으로 금호타이어의 경영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 60억4000만원을 기록, 5년 6개월 만에 적자로 돌어섰다. 순손실도 554억원에 달한다. 금호타이어가 적자를 기록한 건 2009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도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타이어의 실적이 악화된 데는 파업도 한몫을 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해 8월11~14일 일시금 인상을 요구하며 부분파업을 벌였다. 8월17일부터 9월20일까지는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월17~18일도 근무조별 2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이 기간 발생한 매출 손실액은 약 1500억원이다. 조합원들도 당시 파업으로 1인당 420만원의 임금 손실을 입었다. 

금호타이어는 2014년 12월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졸업했다. 당시 사측은 25.6%의 임금을 인상하며 동종업계 최고수준으로 올라섰다. 금호타이어의 평균 연봉은 6380만원(2015년 기준)으로 업계 1위인 한국타이어(6310만원)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워크아웃 졸업 축하금도 510만원씩 지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타이어 3사 중 실적은 가장 좋지 않지만, 연봉은 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노조가 회사의 어려운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인 입장만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럴 때일수록 노조가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21일 본교섭을 재개했다. 이날 임금협상 역시 일시금 상향 지급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사측은 지난해 12월11일 본교섭에서 타이어 생산품질이 향상되면 품질손실비용 절감액 중 일부를 직원 복리 후생을 위한 '사내복지기금'으로 지급하겠다고 추가로 제안한 상태다. 하지만 노조는 이마저도 거부했다.

노조는 이날 교섭이 결렬될 경우 쟁의행위대책위원회를 열어 광주, 곡성공장에서 6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향후 총파업으로 투쟁 수위를 올릴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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