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청, 3% 수출 中企 양성 카드 꺼내긴 했는데…현장은 '우려된다'

우리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이 돼주던 수출이 연초에도 벼랑 끝까지 내몰렸다. 지난 1년간 단 한 차례도 하강곡선에서 벗어나지 못한 우리 수출은 해가 바뀌어도 13개월째 부진을 이어갔다. 통상 연말 물량 밀어내기의 영향으로 연초 들어 수출이 다소 부진해지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상황은 심각하다. 

결국 정부가 꺼내 든 카드는 수출 중소기업 양성이다. 

중소기업청은 지난 1일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확대해 내수시장에 대한 의존성을 낮춘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소·중견기업들이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이를 통해 얻은 이윤을 국내로 가져와야 한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청은 이를 위해 소관 80개 지원사업의 선정·평가체계를 재편하는 한편 정책자금 및 연구개발(R&D) 지원 등에 대한 성과지향성을 강화키로 했다. 

수출에 성공한 내수기업, 수출 실적이 증가한 기업, 고용창출 기업 등을 정책자금에 있어 대출금리 우대 혜택을 주기로 했다. 

수출·고용 창출기업은 상시 접수를 통해 우선 지원하는 한편 고용창출기업은 운전자금 지원한도를 기존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상향 적용키로 했다. 이외에도 해외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한 R&D 지원 등도 확대될 전망이다. 

문제는 수출 중소기업이 전체 320만 중소기업 중 3%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수출 중소기업의 수는 9만개다. 이는 전체 320만 중소기업의 3% 미만에 해당한다. 

독일, 일본, 이탈리아 등 선진국의 수출 중소기업 비중은 평균 10% 이상이다. 독일은 전체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수출 비중이 70%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중기청이 성과중심으로 지원체계를 재편할 경우 성과를 내지 못하는 중소기업은 제대로된 지원도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A업체 대표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중소기업의 수출 지원화를 강화한다는 방향은 좋지만 수출중소기업이 아닌 중소기업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우려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 대표는 "잘하는 기업에 더 잘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방향 자체가 틀린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정책 자금을 안 좋게 쓰는 기업이 많아 검증 철자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수출이나 고용을 늘리지 못했다고 지원을 못 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다"라며 "수출이나 고용을 늘린 기업들을 좀 더 우대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이번 재편으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중소기업은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니냐고 해석할 개연성이 있다"면서 "정부가 지원에 있어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영섭 중기청장도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에 있어서 필요한 기업만 지원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어느 시장이든 전위대가 필요하다. 성공하는 기업이 생겨야 후속 기업들이 따라간다"고 설명했다. 

주 청장은 이어 "전위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기업들을 발굴하는 것은 따라가는 기업에 굉장히 큰 힘이 될 수 있다"며 "일부 수출 중소기업만 지원하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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