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국 자본 융단폭격 대응무기는?…기술력·고급화

중국이 융단폭격식 투자로 국내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가전은 물론 한국 기업의 텃밭인 반도체와의 경쟁에 자신감을 나타내며 무섭게 몰아붙이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투자기금으로 25조원을 조성하는 등 반도체를 국가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 점유율이 55%를 넘었다고 분석했다. 

가전제품 시장도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분위기다. 중국 하이얼그룹은 최근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 부문을 인수, 제2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과 LG전자, SK하이닉스 등은 '기술력'과 '프리미엄'을 내세우는 등 움직임이 바빠졌다.

◇기술력 장착한 국내 반도체

SK하이닉스는 올해 6조원 이상을 반도체 기술개발에 투입한다. 창사 이래 가장 많은 금액을 쏟아부은 지난해와 비슷한 액수다. 

박성욱 SK하이닉스 CEO는 신년사에서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선두를 지키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이 중요하다. D램에서는 20나노 초반급(2znm) 제품 생산비중 확대로 수익성을 강화하고 10나노급(1xnm) 제품 개발을 완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DDR4와 LPDDR4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비중을 늘릴 예정이다. 낸드(NAND)에서도 2D 구조의 14나노 제품 개발과 3D 48단의 양산에 집중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 경기 이천에서 15조원을 투자한 M14 준공식을 하기도 했다. 올해도 반도체 생산라인 2곳을 더 만드는 등 공격적인 경영으로 맞서고 있다.

삼성전자도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경기 평택에 15조6000억원을 투자해 대규모 반도체 생산단지를 착공했다. 

최근에는 현재보다 7배 이상 빠른 차세대 '4GB(기가바이트) HBM2(고대역폭 메모리·High Bandwidth Memory) D램'을 본격 양산하겠다고 했다. 상반기에는 용량을 2배 올린 '8GB HBM2 D램'도 내놓을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3차원 트랜지스터 구조 핀펫(FinFET)을 적용한 14나노 2세대 로직(Logic) 공정으로 모바일 SoC(시스템온칩) 제품도 본격 양산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차세대 메모리 시장을 선점해 중국 업체와 절대적인 격차를 만들어나간다는 방침이다. 

◇가전시장 '프리미엄·고급화' 주력 

가전 분야도 비상이다.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중국 하이얼그룹의 공격적인 행보에 세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이얼은 국내 저가 TV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 국내 온라인 판매 전용 TV 브랜드 '무카(MOOKA)'는 인터넷 옥션과 함께 진행한 론칭 행사에서 하루만에 500대를 모두 팔았다. 32인치 HD해상도의 LED TV로 공식 판매가는 29만9000원이다. 하이얼코리아는 최근 옥션에서 무카를 19만9000원에 판매하는 신제품 출시기념 할인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삼성과 LG전자가 중국에 대응하는 분야는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 LG전자의 '스마트씽큐 센서·허브' 등이다. 삼성과 LG전자 모두 리모컨 하나로 전자제품들을 원격에서 제어할 수 있는 IoT 서비스로 북미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선보인 2016년형 SUHD TV도 주목된다. 삼성의 독자적인 차세대 퀀텀닷과 최고 밝기의 하이 다이내믹 레인지(HDR) 기술을 장착한 제품이다. 나노소재로서 우수한 색상표현에 도움이 되는 퀀텀닷 기술은 프리미엄 TV 화질 개선에 필수적이다.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6'에서 공개된 퀀텀닷 디스플레이 SUHD TV는 할리우드 유명 영화 스튜디오와 TV 제조업체 등으로 구성된 'UHD 얼라이언스'의 프리미엄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또 지난해 말 가구 디자이너 로난&에르완 부훌렉 형제와 협업해 출시했던 '세리프 TV'처럼 디자인과 색상을 차별화한 소형 TV시리즈로 상반기 가전 시장을 선도할 예정이다. 가전의 삶의 편리성을 높이는 기술과 색다른 디자인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고급화' 전략을 꾀하겠다는 의지다. 

LG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올해 주력제품은 'LG 시그니처'와 '올레드(OLED) TV', '슈퍼 울트라HD TV' 등이다. CES 2016에서 주목받은 LG 시그니처는 초(超)프리미엄 통합 브랜드다. LG전자는 이 브랜드로 본질에 집중한 최고 성능, 정제된 아름다움, 혁신적인 사용성을 추구하는 초 프리미엄을 강조했다.

아울러 '돌비 비전(Dolby Vision)' 기술을 탑재한 올레드 TV와 슈퍼 울트라 HD TV로 소비자의 마음을 파고들 계획이다. 돌비 비전은 HDR 기술뿐 아니라 폭넓은 색 공간으로 대변되는 기능까지 결합해 밝기와 명암비, 색상이 뛰어나다.

LG 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TV 모델은 경쟁사보다 더 많은 HDR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며 "이를 주요 마케팅 전략으로 삼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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