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中 '빅 브러더' 사업 각축 벌이는 서방 IT기업들…7조원 시장 눈독


[파이낸셜데일리=김승리 기자]  중국정부가 첨단 정보기술(IT) 장비를 이용한 ‘빅 브러더(Big Brother)’ 체제를 구축하는 사업에 서방 대기업들이 지분 참여를 위한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방의 IT기업들이 중국정부의 대국민 인공지능(AI) 감시망 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통신 반도체 기업인 미국 퀄컴과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시장의 대표주자인 씨게이트 테크놀로지, 복합 기계제조업체인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 등 서방의 대기업들이 중국정부의 ‘빅 브러더’ 사업의 지분을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중국 심천에서는 제16차 중국 국제 공공안전박람회(CPSE)가 열렸다. CPSE는 영국 IFSEC, 미국 ISC WEST 등과 함께 세계 3대 물리 보안 전시회로 꼽히는 행사다. 이번 CPSE에는 40여 개국 1500여 기업이 CCTV와  바이오인식, 주거침입방지, 재난예방 등의 다양한 물리보안 제품들을 선보였다.
 
  이들 제품들 중에는 안면인식 카메라와 홍채인식 스캐너, 상대방의 기분을 읽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 어둠 속에서도 자동차 번호판을 읽어내는 카메라 등 ‘빅 브러더’ 사업에 사용될 수 있는 장비들도 대거 포함돼 있다. WSJ는 CPSE를 찾은 고객들 중에는 중국경찰과 정부 관료 등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IHS 마르킷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감시 장비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64억 달러(약 7조원) 규모에 달한다. 중국정부가 최근 14억 중국인들을 통제하기 위한 IT 감시망을 강화하면서 이 분야의 시장이 급성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WSJ는 그러나 서방 기업들의 이 같은 움직임이 인권 운동가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서방의 고성능 IT 장비들이 중국정부의 ‘빅 브러더’ 체제 구축을 돕고 있다는 것이다. 충칭 소재 IT기업인 클라우드워크 테크놀로지 대표인 장쥔은 “안면인식 분야 기업의 90%는 자신들의 제품을 경찰에 팔기를 원한다”라고 실상을 전했다.


  퀄컴은 이번 전시회에서 이제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새로운 안면 인식 기술을 선보였다. 단지 상대방의 얼굴만 인식하는 게 아니라 “차분하다”거나 “행복하다” 등 기분과 태도까지 판단할 수 있는 카메라를 들고 나온 것이다. 퀄컴은 이 제품을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 개발업체인 ‘센스타임’과 공동으로 개발한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씨게이트 테크놀로지는 감시 기록을 저장하는 새로운 하드 드라이브를 선보였다. 중국 2위의 감시 장비 제조업체인 다후아 테크놀로지(Dahua Technology)는 행인들의 남녀 성별과 나이, 표정 등을 읽고 이를 문자로 표현해내는 동영상 카메라 기술을 소개했다. 다후아는 또 상대방의 사회관계망까지 읽어내는 빅 데이터 플랫폼을 시연해 보이기도 헸다.


  영국 감시장비 판매업체인 CCTV다이렉트의 임원인 마크 레인은 AI가 감시 보안업계의 혁명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이제 단지 영상을 기록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이제 당신이 뭔가 잘못을 저지를 경우 컴퓨터가 이를 지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공상과학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전개되는 것과 똑같은 세상이 도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