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헤리티지의 재탄생으로 미래 주도권 더한다

[파이낸셜데일리 김필수] 최근 현대차와 기아차의 1/4분기 실적은 예상 이상으로 좋은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예전에는 연간 영업이익률이 1조 원을 넘기기도 어려웠는데 올해 1/4분기의 영업이익률이 6조 4천억 원을 넘었다.

 

그렇지 않아도 반도체 등의 상황이 아주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자동차 산업의 호황은 수출을 기반으로 하는 우리에게는 반가운 뉴스다. 현대차도 그렇지만 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은 약 12%에 이르러 프리미엄 브랜드인 벤츠나 BMW 이상을 넘는 호성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기아차는 최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미 현대차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여 고성능 중대형 차종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고 특히 친환경차의 실적은 글로벌 시장에서 대단하다.

 

  물론 기아차도 현대차와 같이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같은     브랜드를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유사한 형태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생각하였으나 현대차의 아류작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고 기아차의 상황 자체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현대차의 경우도 약 8년 전 ’제네시스‘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토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의 흉내가 되지 않을까 하면서 독자적인 전략을 내세워 지금과 같은 대성공의 길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기아차의 경우는 유사한 형태이기보다는 차종별 프리미엄을 지향하여 쏘렌토와 카니발 같은 동급 차종에 경쟁자가 없는 차종별 브랜드를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수정하였다. 현재 쏘렌토와 카니발 등은 동급에서 경쟁자가 아예 없고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여 높은 판매를 이루고 있다.

 

필자도 자문하면서 카니발의 경우 카니발 리무진 등 최고급 차종 등을 다양하게 두어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이익률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언급하곤 하였다.

 

최근에는 세단 중 가장 높은 기종인 K9을 동급 K시리즈와 독립하여 높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 등을 고려하여 다른 명칭으로 차별화하고 페이스리프트 모델부터 시작하라고 자문하고 있다. 기아차만의 색깔과 독립성을 키우자는 것이다.

 

  최근에는 높은 디자인 대비 이전의 로고를 개선하여 브랜드 효용성을 높이고 '기아자동차'에서 자동차를 버리고 '기아'만 남겨 미래 모빌리티의 지향성을 키우는 모습 등 지속적인 혁신을 더욱 높이고 있다. 기아차만의 색깔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래를 지향하면서 과거를 볼 수 있는 거울이 없는 부분은 항상 아쉬웠다. 현대차의 경우 최근 수년 동안 국내 양산형 최초모델인 '포니'를 기조로 다양한 신차가 출시되면서 '과거를 통한 미래의 지향'이라는 꼭지를 최대한 활용하여 최고의 성공을 보이고 있다.

 

포니 생산 시점인 1975년을 기점으로 45주년인 2020년 런칭한 지금의 현대차 첫 양산모델인 '아이오닉5'는 디자인과 성능으로 최고의 평가와 실적을 내고 있다. 작년 글로벌 모든 상을 휩쓸다시피 했다. 물론 기아의 EV6의 경우도 훌륭한 시상과 실적을 나타내고 있지만 무언가 허전한 느낌이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최근 현대차의 미래 컨센트카인 'N비전74' 모델은 포니 쿠페 유전자를 받아서 미래 지향적으로 재해석한 수소전기차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아이오닉5와 같이 직선을 주로 사용하면서 오래 봐도 지겹지 않은 미래 지향성을 나타낸 모습은 필자도 가장 좋아하는 모델이다.

 

N비전74는 아직은 컨센트카이지만 양산형으로 제작하자고 글로벌 시장에서 빗발치는 의견을 표명할 정도여서 고민하고 있다, 모두가 부럽고 의미 있는 결과라 할 수 있다. 현재 세계는 현대차의 향방에 열광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의 헤리티지를 통한 과거가 있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를 그릴 수 있으나 기아는 어떠한가. 과연 과거를 볼 수 있는 것인가? 기아는 오랜 역사와 국내를 대표하는 차종이 많은 제작사다. 이륜차는 물론 상용차, 승용차 등 국내 자동차 역사를 대표하는 차종으로 베스트셀러도 많은 제작사다.

 

물론 주인이 여러 번 넘어가면서 이를 이어가고 유전자를 전달할 수 있는 계기가 없다 보니 뚜렷한 인식 제고가 적어서 매우 아쉬운 부분이 많다. 1960년에서 1970년대를 대표하는 첫 국민차인 삼륜 K-360 모델은 앞바퀴 1개와 뒷바퀴 2개의 용달차로 소형 상용차를 대표하는 모델이었다.

 

이후 T-1500, T-2000 및 T-600까지 이어지면서 인기를 독차지하였다. 당시가 경제개발 성수기인 만큼 소형 상용모델은 활성화에 중요한 몫을 차지하였기 때문이다. 필자도 어렸을 때 좁은 농로를 가던 삼륜차가 넘어가 세우고 끌어올리던 생각이 나고 회전 구간에서 바퀴 3개로 인하여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던 기억이 새롭다. 

 

 기아를 대표하는 공장인 현재의 소하리 공장에서 1973년 최초로 생산된 승용차가 바로 ‘브리사’이다. 현대차의 포니보다 빠르게 생산한 모델로 생산 직후 당시 연간 1만 대가 판매되는 기념을 토했던 모델이다. 물론 처음에는 일본 마쓰다 3세대 모델을 기반으로 제작한 모델이었으나 향후 국산화가 90%에 이른 국산 승용 모델이다.

 

이후 포니가 생산되면서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 이후 ‘브리사2’, K-303 모델이 등장하였으나 정부의 자동차 산업 합리화 조치로 강제 단종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진 모델이다. 기아는 우리의 기억 속에 생생한 ‘프라이드’ 경차와 ‘봉고’ 등 베스트셀러도 즐비할 정도로 인기를 끈 제작사이다.

 

이후 K 시리즈와 함께 카니발, 쏘렌토, 스포티지 등 다양한 모델로 소비자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고 EV6의 인기와 최근에는 대형 SUV인 EV9 모델까지 출시되면서 현대차와 쌍벽을 이루는 제작사로 성장하였다. 

 

  이러한 역사를 자랑하는 기아는 기억 속에만 남아서 현재는 그 모습을 전혀 나타내지 못하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현재의 기아 직원들도 현대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과거 조상의 혁혁한 상징물을 기억하면서 자부심을 넘어 고유 유전자를 심어줄 수 있는 '기아 헤리티지'가 중요한 시기다.

 

외부에 기아의 헤리티지를 보여주는 의미도 크지만, 더욱 중요한 요소는 기아 내부 직원들의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는 공감대 형성을 실질적으로 나타내주는 '기아 헤리티지'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최근 기아차는 이러한 흐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앞서 언급한 대표모델인 상용 ‘K-360’과 승용 ‘브리사’를 복원하기로 결정하였다.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회장과 기아의 송호성 대표가 결정하여 드디어 '기아 헤리티지'가 시작된 것이다. 물론 지금의 현대차와 같이 모터 스튜디오와 같은 형태로 진행하다가 박물관 형태로 진보하는 계기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강남구 삼성동에 짓고 있는 현대차그룹 본사인 현대GBC에 현대차와 기아차의 박물관이 별개로 포함될 것으로 판단된다. 기아의 자부심이 드디어 현실로 나타나는 계기가 되고 현대차와 차별화된 디자인과 특화 기능으로 재탄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앞으로 머지않아 현대차의 ‘포니’와 마찬가지로 기아의 ‘브리사’ 등의 과거 유전자를 미래 지향적으로 재해석한 특화된 전기차 모델이 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얼마 전 바로 이탈리아에서 1974년 현대차 ‘포니 쿠페’가 복원되어 더욱 “과거의 영광을 통한 미래의 확신”을 심어주는 행사가 있어서 더욱 기아 헤리티지는 중요한 역할이라 할 수 있다. 

 

  기아 화이팅이다. 기아 직원들의 자부심이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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