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오늘은 오전 10시에 왔어요. 지난번에 정오에 오니 입장 인원이 마감됐다고 하더라고요."
1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를 찾은 이상열(77)씨는 "2주 전에 왔었는데 입장을 못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기 화성시에서 온 이씨는 오전 10시에 청와대에 도착했지만 오후 12시20분이 넘어서야 청와대에 입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가 공식화되자 청와대 일대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평일이지만 청와대 안팎으로 많은 인파가 몰린 탓에 정문 앞은 혼잡한 광경이 빚어졌다. 삼삼오오 손을 잡고 인파 사이로 이동하는 가족 단위 관람객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김진영(30)씨는 "이제 관람 예약을 안 받는다길래 오게 됐다. 다들 와봤는데 나만 못 보면 아쉬울 것 같았다"며 "예약에 성공한 걸 보니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했다.
경기 김포시에서 왔다는 한 남성은 "관람하고 나오는 길"이라며 "다음 달부터 못 들어온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오늘 처음 청와대를 방문했다. (날이 더운데) 안은 시원하다"고 웃어 보였다.
청와대를 둘러싼 행렬은 연풍문을 지나 영빈문과 춘추문 방면으로 뻗어 형성됐다. 긴 행렬 탓에 후미에 줄을 서기 위해서만도 10분가량을 걷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금빛 봉황·무궁화 형상이 박힌 영빈문 앞에 모인 시민은 삼삼오오 모여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오후 1시께 문전성시를 이룬 청와대 관람객 행렬 옆으로 청와대 예매 현장에는 시민 312명이 여전히 접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입구 건너편 대리석 위에 앉아 입장 순서를 기다리던 80대 여성은 "다시 여기로 대통령이 들어온다는 것 같아서 다시는 못 올까 봐 청와대를 찾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개방됐던 초기에 한 번 왔었다. 당시에 사람이 많았는데 한동안은 많이 줄었다고 하더니 이렇게나 다시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재단에 따르면 최근 청와대를 방문하는 관람객 수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달 청와대 관람객 수는 42만7780명으로 이는 2023~2024년 합계(41만3516명)보다 많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된 지난 4월 관람객은 26만1974명으로, 한 달 사이 올해 1~3월 방문자 수 합계(33만541명)의 79%에 해당하는 인원이 청와대를 찾았다. 이는 청와대 전면 개방 이래로 역대 4월 중 가장 많은 숫자다.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 이전으로 일반인에게 공개됐던 청와대 중 일부 구역은 이 대통령의 복귀로 다시 제한구역이 될 예정이다.
청와대재단은 전날 누리집 공지를 통해 다음 달 14일까지는 현행 관람 방식을 유지하고, 같은 달 16~31일 예약 인원과 관람 동선 등을 조정해 운영한다고 공지한 바 있다. 오는 8월 1일부터는 청와대 보안 점검 등을 위해 관람을 중단하고 청와대 복귀가 완료되면 관람이 재개될 방침이다.
청와대 관람 예약은 방문일 4주 전부터 누리집을 통해 신청할 수 있는데 현재는 모든 일자의 예약이 마감된 상태다. 다만 만 65세 이상 노인, 국가보훈 대상자와 장애인, 외국인 여행객은 현장 신청을 통해 일부 입장이 가능하다.
한 청와대재단 관계자는 "청와대 관람 계획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하고 있다"면서도 "계획을 세우고 있기는 하지만 오는 16일부터 예약 인원 조정이 이뤄지면 지금처럼 많이 받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