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데일리 박미화 기자] 지난 12일 '일산, 분당, 영종도'에서 친구들과 함께 경복궁으로 여행지에 도착했다.
경복궁 매표 직원은 예약을 안 했다는 이유로 경복궁 입장을 거절했다. 친구들 셋이랑 현장에 서서 2시간을 기다리게 됐다, 그래서 사정 하다보니 직원이 하는 말은 ‘한복 빌려 입고 오면 누구든 들어 올 수 있다’ 이게 직원이 하는 말이 되는거냐고 취재진에게 화난 마음을 표출했다
경복궁 야간 특별 관람을 온 관광객 k씨(68)는 차갑게 닫힌 매표소 창구 앞에서 분노에 떨었다.
이날 저녁 경복궁을 찾았다가 ‘예약제’라는 벽에 가로막힌 수십 명의 국내 방문객들의 공분을 대변했다.
동료 취재진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문화재청이 시행 중인 경복궁 야간개장 운영 방식이 ‘불합리’하다는 민원이 폭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가장 큰 문제는 ‘예약제’와 ‘현장 매표’에 대한 이중 잣대이다. 만 65세 이상은 예약 없이 무료입장이 가능하지만, 65세 미만 국내 관광객은 인터넷 예약자에 한해 입장이 허용된다고 했다.
반면 외국인은 여권 제시만으로 현장에서 표를 구매 해 입장 할 수 있다.
이러한 제도에서 예약을 하지 못한 65세 미만 국내 관람객들은 황당하기짝이 없다고 한다.
이날도 예약 없이 방문한 A 씨 일행 12명 중 4명이 입장을 거부당했다. 이들은 직원에게 “돈을 더 내고 들어가게 해달라”거나 “일행 중 3명은 호적상 나이가 실제보다 1~3살 적게 나와서 만 나이로는 65세가 넘는다”라고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직원이 내놓은 해결책은 오직 하나, 인근 한복 대여점에서 한복을 빌려 입고 오라는 것이었다.
입장료 3,000원의 10배 가까운 금액(2~3만 원)을 지불하고 옷(한복)을 고르고 입는 시간을 감수해야만 했다.
한복만 입으면 간단하게 입장 시켜준다는 직원의 말에 현장에서는 “매표소와 한복업체간 결탁이 있는게 아니냐”는 의혹의 목소리까지 터져 나왔다.
관람객 B 씨는 “컴퓨터로 예약하지 못하면 이제 사람대접도 받지 못하는 세상이냐”며 “인원 조절을 핑계로 하지만, 한복만 입으면 무조건 들어오라 하는 걸 보니 인원 제한에는 무관한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관광객이 직원에게 “한복만 입으면 간첩이라도 들어 올 수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해 막말까지 나오면서 방문객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기도했다.
이날 타지에서 먼 거리로 관람 온 단체 관광객들의 실망과 황당함은 특히 더컸다.
이와관련 문화재청 관계자는 “야간 관람 인원을 제어하고 원활한 관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예약제를 도입했다”라고 설명했지만, 현장에서는 외국인에게는 매표를 허용하면서 국내 관람객에게만 엄격하게 적용하는 ‘이중정책’에 대한 비판이 논란이 일고 있다.
많은 방문객은 “최소한 현장 매표를 선착순 100명 정도라도 받아주든가, 한국인을 위한 현장 매표창구 하나 정도는 운용해야 한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경복궁 야간개장의 불편한 진실, 문화재청의 현명한 대응이 요구된다.
한편, 국민의 문화유산을 국민이 제대로 즐기지 못하게 막는 이 괴이한 관행은 즉시 철폐되어야 한다. ‘예약제’라는 명분으로 국내 방문객을 사전에 통제하면서 외국인에게는 문을 활짝 열어주는 이중적인 운영은 그 본질이 ‘인원 조절’이 아닌 ‘편의성 포기’로 비춰진다. 더군다나 한복을 입으면 입장이 가능하다는 모호한 기준은 업계 로비가 개입됐다는 의혹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문화재청은 하루빨리 이런 불합리한 제도를 재검토하고, 모든 국민이 우리 역사를 편리하고 당당하게 누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