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메타버스에 꽂힌 은행들...왜

우리·하나은행장, 메타버스에서 소통
직접 캐릭터 만들고 닉네임으로 불러
신한, 미래금융 디지로그 브랜치 오픈

 

[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기자]  시중은행들이 디지털전환(DT) 흐름에 발맞춰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메타버스 공간을 활용해 직원들과 소통에 나선 은행장들이 대표적이다. 은행 영업점을 떠올렸을 때 그리는 공간을 탈바꿈해 디지털, 아날로그를 접목한 '디지로그 브랜치'를 선보인 은행도 있다. 소비자들과의 미래 접점을 디지털공간으로 인식하고 이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들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직원들과 소통에 나섰다. 아울러 은행이 메타버스에서 구현할 수 있는 서비스가 어떤 게 있는지 검토 중이다.

메타버스는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혼합한 공간을 말한다.

우리은행은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권광석 우리은행장과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직원들이 만나는 시간을 마련했다. 권 행장은 '전광석화'라는 닉네임과 함께 자신이 직접 만든 캐릭터로 참여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메타버스가 새로운 기회의 영역이 될 것이라는 게 우리은행 시각이다. '메타버스 타고 만나는 WOORI-MZ'를 주제로 MZ 너의 생각이 궁금해, MZ가 우리은행에 바란다 등 순서를 진행했다.

권 행장은 "이번 소통은 디지털 트렌드와 세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시도였다"며 "우리은행이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메타버스 플랫폼 활용 기회를 제공하고 메타버스 내에서 구현 가능한 다양한 서비스도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2일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하나글로벌캠퍼스'를 구현했다. 지난 2019년 5월 인천 청라에 문을 연 실제 연수원 구조와 외형 그대로다. 올해 입행한 신입행원들이 온라인 연수만 받고 직접 가보지 못해 이를 주도적으로 만들었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라울(Raul)이라는 캐릭터로 하나글로벌캠퍼스 투어, 그랜드 오프닝 기념사진, 신입행원 벗바리 활동 수료식 등에 참석했다. 벗바리는 1995년부터 운영해온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선배 행원이 벗바리로 신입행원의 영업점 적응을 돕는다.

 

 

신한은행의 경우 얼마 전 서소문, 남동중앙금융센터, 신한개인자산관리(PWM)목동센터를 디지로그 브랜치로 바꾸면서 은행 영업점에 대한 고정관념을 비틀었다. 언뜻 봤을 때 은행이라는 걸 알기 어려운 공간이다.

디지로그는 디지털과 아날로그 합성어로 최첨단 디지털 기술과 고객을 위한 따뜻한 감성이 함께하는 공간을 표방한다. '고객을 위한 진정한 디지털 혁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철학이 담겨있다.

신한은행은 서소문(리테일), 남동중앙금융센터(기업), 신한PWM목동센터(WM), 한양대(기관, 9월 오픈 예정) 등 고객 그룹별로 디지로그 브랜치를 선정하고 콘텐츠, 프로세스, 공간 등 모든 것을 바꿨다.

예를 들어 디지로그 브랜치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CX Zone(고객 경험 제공)은 대형 원형 테이블 뿐이다. 디지털 화면에 신한은행 캐릭터 쏠(SOL)과 몰리(MOLI)가 나타나 안내를 시작한다. 성격유형검사 MBTI를 활용해 16가지 금융 성향별 금융행태를 분석한 SFTI로 본인에게 맞는 금융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고자산 고객을 위한 신한PWM목동센터에는 금융정보와 함께 아트 큐레이션, 미술경매, 와인, 골프 등 다양한 미디어 비금융 정보를 제공하는 미디어 테이블이 준비돼 있다.

사회적 기업 동구밭의 자연 친화 비누, 쏠과 몰리가 그려진 생활용품 등 사은품을 선택해서 받을 수 있는 벤딩머신도 새롭게 도입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디지로그 브랜치는 '은행 같지 않은 은행'을 목표로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공간 하나하나에 스토리를 담았다"며 "고객에게 즐겁고 혁신적인 금융 경험을 제공하면서 빅테크와는 차별된 신한은행만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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