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초대형 여객기 A380을 운전하는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대다수가 조종 자격을 상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아시아나항공의 A380 조종사 145명 중 120명이 자격을 상실했다. 지난달 기준으로 기종을 바꾼 조종사 14명과 사직한 1명을 제외하고, A380 조정 자격을 유지한 조종사는 10명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월 A380 운항을 중단했다. A380은 495석의 최대 규모 여객기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수요가 급감했다. 연료가 많이 소요되는 A380 대신 A330과 같은 작은 기종을 투입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A380 조종사들은 자격유지에 필요한 필수 비행 경험(90일 내 3회 이착륙)을 채우지 못했다. 국내 조종사들은 사실상 인당 1개 기종 자격을 보유하기 때문에 기종전환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다른 비행을 할 수 없다.
자격상실 상태로 2년이 지나 새 기종을 처음 조종할 때 훈련과 심사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한다. 자격을 상실한 120명 중 다수는 자격을 잃은 지 1년 이상이 지났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초 아시아나항공에 대한항공의 시뮬레이터(모의비행장)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에서 이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자격을 유지한 사람은 A380 교관 10명 뿐이다. 시간당 수십만원인 시뮬레이터의 대여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박상혁 의원은 "코로나19와 항공사 통합으로 항공 종사자들의 자격상실 및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항공사와 정부가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재교육을 통해 자격 복원을 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11월부터 기종전환 및 재교육을 실시할 예정으로, 업황 회복시 자격 복원에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