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국들 대상으로 대규모 관세 압박을 본격화하면서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코스피는 2.5% 넘게 빠지며 2450선대로 밀려났고, 환율은 15원 가까이 급등해 한때 1470원을 상회했다.
3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63.42포인트(2.52%) 내린 2453.95에 장을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48.63포인트 하락한 2468.74에 장에 나선 코스피는 곧바로 낙폭을 확대해 한 때 2437.61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코스닥은 24.29포인트(3.36%) 떨어진 703.80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치솟았다. 이날 원·달러는 전거래일 대비 14.5원 오른 1467.2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3일(종가1470.8원) 이후 최고치다. 1466.0원에 장에 나선 환율은 장중 1472.5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달 31일(+21.1원)에 이어 이틀째 급등세다.
이는 글로벌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안전자산 선호로 이어진 결과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각) 4일부터 캐나다 및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와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 관세 부과를 강행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상대국들은 관세 보복을 천명하면서 갈등 격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억550억 캐나다 달러 상당의 미국산 제품이 25% 관세를 부과하고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시사했다.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 대응을 선언했다.
이 결과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지수는 이날 109.89까지 치솟으며 110선 가까이 다가섰다. 반면 또 다른 위험자산인 가상자산도 하락세다. 이날 가상거래소 업비트에서 오후 3시55분 현재 1비트코인은 전일대비 2.65% 내린 1억4992만원에 거래됐다.
무역 의존도 높은 우리 경제에 대한 악영향 우려도 증시에서 외국인 이탈로 이어지며 환율 급등을 부채질하는 요소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8722억원과 103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철강과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사이 각국 증시도 하락했다. 일본 증시 닛케이225 평균주가도 2.66%, 대만 가권 지수도 3.53% 각각 급락한 채 장을 마쳤다. 호주의 ASX지수는 1.79% 급락했다. 중국 상해 지수는 설 연휴로 휴장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관세 전쟁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졌다"며 "이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고, 대부분 업종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