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데일리 이정수] 1년 넘게 이어온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종식될 전망이다.
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는 13일 이사회에서 임종훈 대표이사가 대표이사직을 사임함에 따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경영권 분쟁에서 임종훈 대표 반대편에 서있던 모친 송영숙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게 됐다.
송 신임 대표의 선임은 이날 이사회에서 참석 이사 6명의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에는 이사 총 7명 중 임종훈 대표이사를 포함해 6명이 참석했다.
당초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4인 연합(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라데팡스 파트너스) 측 인사 5명, 형제(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측 5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돼 팽팽했으나, 지난 11일 형제 측 인사인 사봉관 사외이사, 권규찬 기타비상무이사가 사임했다.
이어 전날 장남 임종윤 사내이사가 사임한 데 이어, 13일 차남 임종훈 대표까지 사임하면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4인 연합이 장악하게 됐다.
향후 송 대표이사는 그룹 조직을 재정비해 안정시키고 경영을 정상화하는 일에 매진할 예정이다.
이날 송 대표는 이사회 종료 후 차남인 임종훈 전 대표를 현장에서 안아준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더 발전된 한미사이언스 거버넌스 체제에 대해서는 3월 정기주총 이후 공식적으로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종훈 전 대표이사는 "대표이사직에서는 물러나지만 앞으로도 창업주 가족의 일원으로써 회사를 위해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작고 후 오너일가의 상속세 부담이 컸던 상황에서, 지난해 1월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모녀가 OCI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하며 시작됐다.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는 한미와 OCI의 통합을 반대하며 분쟁이 격화됐다.
이 과정에서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회장은 모녀로부터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매입하며 지분을 키웠고,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까지 합류해 4인 연합을 결성했다.
이후 작년 12월 장남 임종윤 이사가 보유 지분 일부인 5%를 신동국 회장 등 4인 연합에 매도하면서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종결된 것으로 해석돼왔다.
송 회장은 작년 3월 형제 측이 경영권을 장악한 후 그 해 5월 한미사이언스 공동 대표이사에서 해임된 바 있다. 사내이사직만 유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