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을 내지자, 정부는 곧바로 '60일 비상대응 체제'에 들어갔다.
각 부처는 4일 긴급회의를 잇따라 개최하며 두 달 간의 대통령 궐위 상태가 업무 혼란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특히 통상위기에 경기침체, 금융불안까지 연이어 악재를 맞은 경제팀은 정치 불안이 경제 불안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 출범 전까지 전 부처가 경기 침체 등 시급한 현안 해결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60일 비상대응 체제' 돌입…"정치 공백 영향 최소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날 낮 12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국무위원간담회를 주재하고 ▲국민 불안 및 사회 혼란 최소화 ▲치안 질서 확보 ▲미국 상호관세 대응 등을 관계부처 장관에게 지시했다.
이어 한 권한대행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고 '북한의 도발과 선전선동에 대비한 빈틈없는 대응태세 유지' 등도 외교·안보 당국에 주문했다.
이에 각 부처들도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특히 경제팀인 기획재정부는 대통령 공백 상태가 시장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기재부는 이날 오후 1시30분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을 열어 미국 상호관세 부과 조치, 윤 대통령 파면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이어 오후 2시 실물경제를 점검하기 위해 경제관계장관간담회도 개최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향후 F4 회의를 중심으로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에는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가용한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 출범하기 전에 미국 상호관세 등에 따른 경제 충격에도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정책을 흔들림 없이 운영할 것"이라며 "경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말간 회의 진행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후 2시 이복현 원장 주재로 간부들이 참석하는 '리스크 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탄핵 선고 후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대통령 공백 상태 확정에 따른 업무 혼란을 줄이기 위해 '업무 추진 관련 회의'를 진행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부터 조기 대통령 선거가 차질 없이 준비될 수 있도록 본격 작업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선거일 지정 관련 절차는 행안부가 맡는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선거일 공고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연되던 대통령 탄핵 심판이 '파면'으로 결론이 난 만큼 정치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됐지만, 미국의 상호관세 등 대외 리스크가 산적해 있어 60일 동안 '위기관리' 체제에 들어가야 한다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판단이다.
"새 정부 출범 전까지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총력"
전문가들은 정치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된 만큼 이제는 새 정부 출범 전까지 대내외 경제 리스크 관리에 온 힘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정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점점 더 세지는 트럼프발(發) 관세 위협이다. 현 정부는 새 정부 출범 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통상 대응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특히 새 정부가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 정도의 탄탄한 통상 전략을 짜야 한다"며 "경제팀 뿐만 아니라 외교안보팀, 복지팀, 행정팀 등 각 부처는 대선과 관계없이 민생 살리기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도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큰 불확실성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시급한 현안은 산적해 있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어려운 국면을 잘 헤쳐나가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