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가 겹치며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비상체계를 가동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오후 1시30분 서울정부중앙청사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에 참석, 상호관세 부과조치,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이후 각각 금융위·금감원 간부들을 소집, 회의를 갖고 면밀한 모니터링과 시장 대응을 지시했다.
최상목 부총리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 위원장, 이 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F4회의를 중심으로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가능한 모든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필요할 경우 10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가용자원을 총동원할 방침이다.
김병환 위원장은 F4회의가 끝난 후인 오후 3시 금융위 간부회의를 소집, 시장을 철저하게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즉각적 대응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금융위는 주말에도 시장상황을 점검하며 필요할 경우 장·차관 주재 간부회의, 시장 점검회의 등을 이어갈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오는 7일까지 예정했던 일정들을 모두 비우고 시장 상황 점검 등 비상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오후 2시30분 금감원 간부들과 긴급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 전 직원이 비상대응체계 하에 경계심을 갖고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대외 환경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관세 충격이 큰 기업들의 장·단기 자금조달 상황을 밀착 점검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나스닥 급락 등 미국 관세 충격으로 인한 주요국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향후 국가별 보복 관세 등에 따른 무역 전쟁 우려, 교역 감소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 미국 중심 경제·금융시스템에 대한 반발 등으로 대외 환경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국내 시장 변동성이 언제든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외환, 주식 채권, 금융시장 동향을 면밀히 살피면서 특히 관세 충격이 큰 기업들의 장·단기 자금조달 상황을 밀착 점검하도록 했다.
또 "고율 관세 충격에 노출된 주요 산업의 국내외 공급망에 대한 생산·수출 영향을 충격 전달 경로에 따라 정밀 분석하고 기업들의 관세 대응, 사업 재편 필요자금이 원활히 공급되도록 다양한 지원 방안을 검토해달라"며 "관계 기관과 공조를 강화하고 특히 지방의 중소 협력업체 애로사항에 대해 세밀히 점검해달라"고도 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 22분 재판관 8인의 전원일치로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선고했다.
탄핵 심판 선고가 시작된 이후 코스피는 상승 전환해 2500선을 회복했다. 다만 탄핵안 인용 이후 다시 하락해 2440선으로 내려가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전거래일 대비 16.5원 떨어진 1450.5원에 출발한 뒤 장중 1430원대로 급락했다.
금융권은 이번 선고로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탄핵 정국의 불확실성이 일부 감소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로 대외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탄핵 인용에 따른 정치적 후폭풍이 지속될 경우 시장이 혼란에 휩싸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