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판매하는 가전제품에 '현지 맞춤형' 인공지능(AI) 기능을 대거 탑재한다. 최근 본사 임원들이 인도를 방문해 현지 특화 전략을 더욱 고도화하는 등 인도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인도에서 많이 팔리는 중저가 가전제품에 음성인식 등 다양한 AI 기능을 탑재하는 한편 인도 가정의 실내공간을 고려해 에어컨 맞춤 냉방 AI 기능도 도입한다. 이들 AI 가전에는 인도 현지어도 추가해 소비층을 더 넓힐 예정이다.
인도는 14억명 인구를 보유했고, 젊은 소비층이 워낙 두터워 가전 기업들이 우위를 점해야 할 시장으로 통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인도에서 출시하는 냉장고, 세탁기 등 중저가 가전 제품에 음성인식이 가능한 서비스인 빅스비 등 각종 AI 기능을 본격 탑재한다. 이들 제품은 올 2분기 중에 현지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통상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에 음성인식 등 AI를 주로 탑재했는데, 이번에는 스크린이 없는 중저가 가전이나 통돌이(전자동) 세탁기 등에도 AI 기능을 확대한다.
단적으로 스크린이 없는 중저가 냉장고 및 세탁기의 경우 스피커와 모듈만 있으면 "문 열어줘" 같은 간단한 음성은 얼마든지 인식해 작동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가전에 탑재되는 AI를 인도 현지 맞춤형으로 이미 개발 완료했다.
인도에서 판매하는 통돌이 세탁기에도 '스테인 워시(Stain Wash )'라는 AI 코스를 별도 적용했다. 이는 40도의 고온 세탁을 통해 얼룩을 효율적으로 제거해주는 기능이다.
삼성전자는 제품 출시에 앞서 인도에서 소비자 조사를 진행한 결과, 세탁기 얼룩 제거 기능이 2위 구매 요인으로 나와 이 기능을 탑재했다. 인도에서 세균 번식이 활발한 우기 '몬순 시즌'에 이 기능을 사용하겠다는 소비자 비율이 62%였을 정도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가구 당 평균 3대의 실링팬(천장 설치 선풍기)을 보유한 점을 고려해 에어컨과 실링팬을 함께 사용해 실내 온도를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맞춤 AI 냉방 기능도 개발했다.
에어컨이 켜지면 연결된 실링팬이 스마트싱스 제어를 통해 자동으로 켜진다. 30분 간 동작 시 실링팬에 제공하는 냉방 효율을 고려해 에어컨 온도에 알림을 주거나 온도를 더 높게 제어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 AI 기능을 개발해달라는 인도 법인의 요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삼성 델리 연구개발(R&D) 연구소와 협업해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이 기능은 이달부터 인도내 주요 에어컨 모델에 탑재하고 있다.
이 밖에 삼성전자는 패밀리 허브 냉장고에 인도에서 쓰는 9개의 현지 언어도 적용한다. 힌두어, 벵골어, 타밀어 등을 넣어 언어 장벽을 낮추자는 의도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함성일 소프트웨어개발 마스터 등 임원진들이 인도 법인으로 직접 날아가 현지 업무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노이다와 방갈로르에 3개 연구소를, 노이다에 1개 디자인 연구소를 가동하며, 엔지니어들과 현지 맞춤형 가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