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경기 나쁜데, 물가는 왜 그만큼 안떨어질까?…"경기 非민감품목 영향 확대 탓"

근원물가지수 구성품목 429개 분석 결과 "기조적 물가상승률 하락 속 非경기품목 영향력 커졌기 때문"

최근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지만 물가는 그만큼 떨어지지 않는 괴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왜 그럴까. 전자제품과 공공요금 등 가격이 경기에 덜 반응하는 품목의 영향력이 확대됐기 때문이라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20일 한국은행 조사국 물가동향팀 박성하·최강욱 과장이 분석한 BOK이슈노트 '물가지수 구성항목별 경기민감도 분석'에 따르면 2012년 이후 경기 흐름과 물가상승 압력을 나타내는 근원인플레이션이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경기가 개선되면 물가상승 압력은 높아지고, 경기가 악화되면 낮아지지만 이러한 현상이 약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물가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품목 중 '경기 비(非)민감 품목'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분석팀이 근원 물가지수 구성 품목 429개를 분석한 결과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품목은 229개(가중치 기준 56.1%) 비(非)민감 품목은 200개(43.9%)로 경기민감품목이 비중이 더 높았다.

경기민감품목에는 외식서비스 등 개인서비스 45%, 가공식품 등의 공업제품 25%, 전월세 등 집세가 20%의 비중을 차지했다. 경기비민감품목은 공업제품 40% , 전기 수도 등 공공요금 40%, 축산물 및 개인서비스 20%로 구성됐다. 특히 스마트폰, TV, 담배, 소주, 이동전화료, 학교급식비, 도로통행료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여기에 가격요인을 반영해 지수화할 경우 물가상승률에 대한 경기비민감품목 지수의 기여율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비민감지수는 2001~2011년 30%대에서 2015년 60%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는 수입물가 등 대외적 요인으로 국내 경기흐름과의 관계가 약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12년 이후 무상급식보육 제도, 정부의 물가대책, 한우 수급조절 정책 등으로 공공요금이나 급식비 등이 경기에 반하는 움직임이 더욱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앞으로 저물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 비민감품목의 물가에 대한 영향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정확한 물가압력 판단을 위해 이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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