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삼성, 금융지주사 설립 첫걸음…"실제 전환은 2~3년 걸릴 가능성"

삼성그룹, 삼성생명 중심으로 지주사 설립 작업 진행 중

삼성생명이 삼성카드의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이 주력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카드·증권·화재 등을 아우르는 금융지주회사 설립에 착수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28일 삼성전자가 가진 삼성카드 지분 4339만3170주(37.45%)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매입가는 주당 3만5500원으로 약 1조5400억원 규모다.

이로써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지분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34.41%에 이번 37.45%를 합한 71.86%(8325만9006주)가 됐다. 삼성카드 최대주주다.

삼성생명은 이번 지분 매입에 대해 "보험과 카드 사업의 시너지(결합)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금융업계에선 삼성이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목표로 본격적인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자회사 지분의 30% 이상을 확보하고 1대 주주 지위를 갖춰야 한다"며 "삼성생명이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카드 지분을 인수한 것은 금융지주사가 되기 위한 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삼성그룹측이 부인하고 있는 데다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중간지주사법이 통과돼야 하기 때문에 당장 금융지주사로의 전환은 어렵지만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밝혔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전일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주식 매입은 동사가 향후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한 첫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실제 금융지주회사 전환은 향후 2~3년간 점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공식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삼성그룹은 이미 지난해부터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융지주회사가 되려면 자회사 지분 30% 이상을 확보하고 1대 주주 지위를 갖춰야 한다.

삼성생명은 삼성카드, 삼성화재(14.98%), 삼성증권(11.14%)의 1대 주주다.

아직 지분요건은 충족하지 못했는데 지난해 삼성화재와 삼성증권은 수천억원을 들여 자사주를 취득했다. 삼성생명이 기존 지분에 삼성화재와 삼성증권의 자사주를 더할 경우 지분율은 각각 31%, 19.85%로 오른다.

기본 요건을 갖췄어도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또 있다.

금융산업구조개선법(금산법) 24조는 금융회사가 비금융 계열사를 지분 5% 이상 소유하고 사실상 지배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2%을 5% 미만으로 줄여야 하는데 이 과정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삼성그룹이 삼성생명을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려는 가장 이유로는 그룹 내 지배구조 단순화와 금융사 경쟁력 강화를 꼽을 수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39.9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을 정점으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것이란 예측이 꾸준히 나왔다.

삼성물산을 지주사로 하고, 지주사 아래 금융 계열사를 아우르는 중간금융지주회사를 세우면 이 부회장을 정점으로 지배구조가 단순화 된다.

단 이를 위해선 최종 지주회사가 금융지주회사를 자회사로 두는 중간지주회사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 이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밖에 삼성생명을 주축으로 그룹 내 금융계열사를 하나로 합치면 고객 정보 공유를 통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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