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정부·한은 채권 발행물량 축소..금리 급등세 공동대응

정부와 한국은행이 채권 발행 물량을 축소하며 최근 금리 급등세에 대한 공동 대응에 돌입했다.

이번주 초 한은이 국고채 1조2700억원을 매입했지만, 채권시장 불안이 지속되자 공급 측면의 개입도 병행하는 강수를 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최근의 금리 상승은 미국의 트럼프 당선 이후 전개되고 있는 달러 강세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어 진정되기 쉽지 않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2월 국고채 경쟁입찰 발행 물량은 4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4500억원 감소할 예정이다.

11월까지 국고채 발행 규모는 96조4800억원 수준이다. 정부는 당초 올해 110조1000억원의 국고채를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실제 발행 규모는 101조2000억원으로 약 9조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국고채 발행 규모를 축소한 것은 최근 채권 금리 급등세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안감과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감이 맞물리면서 국내 채권금리는 급등했다.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0.9bp(1bp=0.01%포인트), 10년물 금리는 51.3bp, 30년물 금리는 47.9bp나 상승했다. 채권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세수 여건이 좋은 편이고 최근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해야할 필요도 있었기 때문에 국고채 발행 물량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한은도 이날 통안증권 발행 물량을 조절하며 단기금리 중심의 대응에 나섰다.

한은은 오는 28일 입찰 예정인 통안증권 규모를 당초 1조원에서 3000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당초 1년물은 5000억원, 91일물은 5000억원을 입찰할 계획이었지만 91일물 3000억원만 발행하기로 계획을 바꿨다.

한은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통안증권 발행 물량을 조절한 것은 올해 들어 3번째다. 이번 대응은 지난 6월(5000억원)과 10월(3000억원)에 비해 규모가 크다.

한은 관계자는 "단기채권시장에서 매수 심리가 위축돼 있다는 판단에 따라 통안증권 물량을 조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21일 금리 급등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국고채 1조2700억원을 매입했다. 하지만 국고채 매입 이후에도 채권 시장은 안정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정부와 한은이 채권 발행 물량 축소계획을 밝힌 것은 수요·공급 측면의 개입을 병행한다는 강한 신호를 보내 시장의 심리를 안정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날 채권금리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과 같은 1.811%로 마감했고 5년물(-0.6bp)과 10년물(+0.2bp)도 전날에 비해 변동폭이 줄었다.

20년물(2.239%, -0.6bp), 30년물(2.247%, -1.3bp), 50년물(2.238%, -1.2bp) 등 장기물 금리는 상승세를 멈추고 소폭 하락했다.

통안증권의 경우 1년물(1.657%)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5bp 상승했지만 , 2년물(1.818%)은 전날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당분간 대외 변수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채권분석팀 차장은 "(정부와 한은의 개입이) 일시적인 효과는 있겠지만 금리 추세를 전환시키는 결정적인 변수는 되지 못할 것"이라며 "속도조절을 해주는 정도로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현재 채권 시장의 추세는 달러 강세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 자금 차입 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이고, 그 부분에 대한 불확실성은 12월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쯤에야 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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