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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봅슬레이·스켈레톤, 내년 소치 세계선수권 불참 검토

러시아 도핑 스캔들 항의 차원


한국 스켈레톤 대표팀이 내년 2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세계선수권대회에 불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봅슬레이 대표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세계선수권대회 불참 여부를 검토 중이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관계자는 13일 "러시아 도핑 스캔들 항의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내부적으로는 불참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개최 장소가 옮겨지지 않으면 스켈레톤 대표팀은 세계선수권대회에 불참한다. 봅슬레이 대표팀은 상황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 봅슬레이·스켈레톤 선수들이 내년 세계선수권대회가 소치에서 열리는 것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캐나다 법학 교수 리처드 맥라렌이 이끄는 세계반도핑기구(WADA) 독립위원회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러시아가 국가적 규모로 도핑을 공모했다고 발표했다. 1000여명이 넘는 선수의 소변 샘플을 바꿔치기하는 방식으로 도핑을 은폐했다는 것이다.

 '맥라렌 보고서' 발표 이후 봅슬레이·스켈레톤 선수들은 내년 세계선수권대회 개최지를 옮겨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라트비아 스켈레톤 대표팀은 지난 12일 "올림픽 정신이 도난당한 장소인 소치에서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면 불참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영국과 미국도 개최지가 변경되지 않으면 불참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IBSF의 최종 결정이 내려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IBSF는 '맥라렌 보고서' 발표 이후 최대한 빨리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라트비아 스켈레톤 대표팀의 불참 선언으로 일단 이 종목 '절대 강자' 마르틴스 두쿠르스(32)는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서지 않는다.

두쿠르스는 한국 스켈레톤의 '신성' 윤성빈(22·한국체대)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자 넘어야할 산이다. 지난 시즌 두쿠르스가 세계랭킹 1위를 차지했고, 윤성빈이 뒤를 이었다.

연맹 관계자는 "윤성빈이 두쿠르스가 나서지 않는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

러시아 도핑 스캔들에 항의하는 흐름에 동참하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두쿠르스가 빠진 대회에 나서는 것보다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 트랙에서 훈련을 더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이득이 된다는 판단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물론 IBSF가 선수들의 반발을 받아들여 급히 개최지를 변경할 경우 결정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이 세계선수권대회에 불참하게 되면 내년 2월 초 귀국해 평창에서 훈련을 이어간 뒤 내년 3월 평창에서 개최되는 월드컵 대회에 출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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