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베네수엘라 OAS 탈퇴 선언…"침략 목적으로 안정기반 흔들어"

베네수엘라가 26일(현지시간) 미주기구(OAS) 탈퇴 방침을 선언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OAS가 전날 베네수엘라의 극심한 정정 혼란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소집한다고 발표하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델시 로드리게스 외교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간) OAS가 베네수엘라 정부의 동의 없이 제멋대로 우리의 정국 혼란을 논의한다면 OAS의 탈퇴 절차에 착수하라는 마두로 대통령의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이날 “베네수엘라는 이제 더 이상 OAS 활동 혹은 회합에 참여하지 않겠다. OAS는 ‘침략(invasion)’을 목적으로 우리나라의 안정과 평화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가 OAS를 탈퇴하면 미주대륙에서 비 OAS 국가는 쿠바와 함께 2개 나라로 늘게 된다. 쿠바는 지난 1962년 OAS에서 축출됐다.

베네수엘라 정국 불안정이 이어지자 OAS는 25일 미국 워싱턴에서 외교부 장관들이 참석하는 특별회의를 열고 베네수엘라 사태 논의를 위한 긴급회의 개최를 결의했다.

1948년 창설된 OAS는 미주대륙 35개 회원국을 두고 있다. OAS는 회원국 간 유대와 상호협력을 강화하며, 국가 간 분쟁 조정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또한 주권과 영토, 독립을 지키며 집단안보체제 마련과 경제, 사회, 문화 영역에서의 상호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루이스 알마그로 OAS 사무총장은 최근 마두로 대통령을 “독재자(dictator)”라고 표현하는 등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왔다. 미국과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캐나다, 콜롬비아 등 국가들도 마두로 대통령의 인권탄압에 대한 우려를 표명해 왔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3월 29일 친정부 성향의 대법원이 여소야대 의회의 입법권을 박탈하는 결정을 내린 이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번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마두로 지지 세력의 친정부 맞불시위까지 일어나면서 베네수엘라의 정국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 군과 경찰의 과격한 진압과 친정부 민병대들의 발포로 지난 한 달 동안 최소한 29명의 시위대가 목숨을 잃었다.

수도인 카라카스에서는 26일에도 과격한 시위가 이어졌다. 군과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사하면서 시위대를 저지했다. 이 과정에서 20대 남성이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졌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같은 유혈시위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면서 비난을 하고 있다. 마두도 대통령의 사회당 정권을 붕괴시키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이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최근의 반정부 시위는 베네수엘라의 사회주의 혁명을 좌절시키려는 조직적인 음모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TV 방송에 출현해 “내일(27일) OAS에 항의서한을 발송할 것이다. 우리는 24개월에 걸친 (OAS 탈퇴) 과정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OAS가 부당한 이중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브라질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주주의 침해 사태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있으면서 베네수엘라의 내정에만 간섭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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