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정권마다 교체되는 포스코 CEO '잔혹사' 이번엔?

고 박태준 초대회장 김영삼 전 대통령과 정치적 다툼서 촉발뒤 매 정권서 간섭 시달려와, 권 회장 '최순실 게이트' 연루 등 부담문 정부 선택 주목…"후진적 행태 지양하고 경영 성과도 인정해야" 목소리도

과거 정권이 바뀔때마다 정치적 이유 등으로 회장이 교체돼온 포스코가문재인 정권에서는 독립성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로 전환된 기업이지만 정권이 바뀔때마다 극심한 홍역을 앓는 '잔혹사'를 겪어왔다.

역대 정권에서는 포스코 회장 선임과 관련해 직·간접적인 간섭을 해왔고, 자회사 대표이사 선임, 임원 인사 등에도 관여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정권마다 기업 수장이 바뀌는 것을 두고 '포스코 잔혹사', CEO 잔혹사' 등으로 표현할 정도다.

포스코 잔혹사의 시작은 고(故) 박태준 초대회장이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다툼을 벌인 끝에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시작됐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이후 황경로 회장, 정명식 회장도 김영삼 정권에서 임기를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회장 직을 물려줘야만 했다. 정 회장의 뒤를 이은 김만제 회장은 김영삼 정권에서는 임기를 채웠지만 김대중 정부 때 중도사퇴하고 말았다.

유상부 회장은 1996년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중도 사퇴를 했으며 이구택 회장은 2003년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중도 사퇴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정준양 회장이 2009년 중도 사퇴했다. 현 권오준 회장 체제는 2014년부터 시작됐으며 올해 3월 연임에 성공, 권오준 2기 체제를 가동중이다.

불명예 퇴진을 하게된 회장들은 모두다 정권과의 마찰을 빚었다.

정권에 순응하지 않는 회장들은 검찰이 나서 불법로비, 배임, 횡령, 일감몰아주기 등 각종 의혹을 제기했고 이를 견디지 못한 회장들은 하나 같이 불명예 퇴진을 한 것이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권에서도 권오준 회장 체제도 언제든 정권의 입맛에 따라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권 회장이 재임기간 중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의혹을 받아온 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권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를 한 자리에서 여자배드민턴팀을 창단해달라는 요구을 받고 16억원 상당의 펜싱팀을 창단, 운영을 더블루K에 맡겼다.

권 회장 입장에서는 권력의 요구를 묵살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지만 정권의 청탁을 받아들인데 대한 대가성 여부가 논란이 됐다.

또 권 회장이 2013년 회장 선출 과정에서 최순실씨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던 점은 여전히 부담이다. 그러나 권 회장은 이에대해 "사실이 아니다"며 강력 부인해왔다.

반면 권 회장 체제를 문재인 정부가 보장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재계 안팎에서 높다.

문 대통령이 선거기간동안 포스코를 방문해 "광양제철소는 대한민국 산업화의 상징"이라며 "용광로에서 모든 것을 통합하자"고 밝힌 바 있다.

독립적인 추천위원회에서 공정하게 선출된 글로벌 기업의 수장을 정권 입맛에 맞춰 좌지우지한다는 것은 역대 정권에서 이뤄졌던 행태와 다를바 없는 매우 후진적 관행을 답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그동안 통합을 외쳐왔던 점에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외압 논란에 시달리는 포스코의 잔혹사를 끊어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지난 3년간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높여 지난 3분기에는 4년 만에 분기 '1조원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포스코 체질을 개선시킨 점을 고려할 때 권 회장의 임기를 존중해야 한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회장이 바뀌는 수난을 겪어왔다"며 "이번 정부 들어서는 역대 정권에서 일어났던 악습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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