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청년· 취약층 겨냥 11만개 일자리···文정부 소득 주도 성장의 신호탄 될 것

심각한 청년실업이 추경 편성 근거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한 달 만에 추가경정예산안을 내놨다. 청년과 취약계층을 겨냥한 이번 추경은 일자리 정부로 가기 위한 첫 발, 더 나아가 소득주도 성장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일자리만을 위한 추경으로는 처음이고 일자리에 투입하는 재원 규모 역시 사상 최대다.

정부는 5일 국무회의를 열어 일자리 창출 및 일자리 여건 개선을 위한 총 11조2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7일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간다. 

문 대통령은 7일 국회 본회의를 찾아 시정연설을 통해 일자리 추경의 필요성을 역설할 예정이다. 대통령이 직접 국회를 찾는 이유는 추경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4일 첫 간담회에서 지난해 소득하위계층의 소득이 대폭 감소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장 실장은 "추경 예산을 소득 1, 2분위 계층 대상 일자리에 집중 투입할 것"이라며 "소득분배 악화를 해결하는 근본적 해결책이 일자리에 있는 만큼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에 정책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추경은 일자리 정부의 첫 물꼬를 틔운다는 측면에서도 통과 여부가 관심사다. 문 대통령이 대선 공약에서 내세운 제이노믹스의 핵심이 바로 일자리다. 전례없이 심각한 청년실업상태가 정부와 야당이 주장하는 추경의 근거다.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가 발생하는 경우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의 변화, 경제협력과 같은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법령에 따라 국가가 지급해야 하는 지출이 발생하거나 증가하는 경우, 이 세 가지가 국가재정법상 추경 편성 요건이다.

정부는 이 중 두 번째, '대량 실업'이 추경 요건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박춘섭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10년 전에는 청년실업률이 전체 실업률의 2배 수준이였다면 지금은 3배 수준까지 됐다"며 "앞으로도 청년실업률은 특단의 조치 없이는 개선이 어렵다고 보기 떄문에 법적요건 2항에 해당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새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김진표 위원장도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청년 10명 중 3~4명이 실업자"라며 "정치인들이 근본적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데 협력해 주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분배지표들이 악화됐다는 점도 정부가 손을 쓰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장 실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여러 변화를 겪었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소득분배지표가 나빠지지는 않았다"며 "그런데 지난해 지니계수나 소득 5분위배율 배수 등 분배지표가 크게 악화됐고 올 1분기에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지난해 최하위 20% 계층이 근로소득이 무려 9.8%나 감소했는데 이는 2015년 4.6%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반전"이라며 "2011년 이후로 딱 한번 감소한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급격한 감소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6년 소득분배지표'에 따르면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수인 지니계수는 전체가구 시장소득을 기준으로 0.353을 기록했다. 이는 통계를 최초로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그럼에도 야당이 추경 반대를 내세우고 있어 국회 통과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공공 일자리를 늘리는 부분에 대한 거부반응이 크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추경이 필요하단 점은 우리도 2월부터 강조해 왔다"면서도 "다만 이번 추경의 목적이 문 대통령의 공약인 공공부문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것이란 점에서 찬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공무원을 늘리면 세금으로 봉급을 줘야 하고 퇴직 후에도 공무원 연금을 줘야 한다"며 "5년 후 문재인 정부는 물러나지만 지속적인 재정 투입에 대한 미래 재정의 부담 문제가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도 라디오에 출연해 "추경을 하려면 명확하게 한시적이면서 경제 유발 효과가 분명히 드러나야 한다"며 "장기 일자리를 추경으로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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