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갤럭시 생태계 넓히는 삼성, 플랫폼 시장서 주도권 잡겠다

AI 중심으로 IoT 통합하는 등의 독자 생태계 확대 주력

 삼성전자가 향후 플랫폼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야심을 본격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사의 스마트폰인 갤럭시 시리즈를 중심으로 독자적인 생태계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삼성의 사업 방향성을 뜯어보면 인공지능(AI)를 중심으로 사물인터넷(IoT)를 통해 기기를 한데 묶어 통합하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앞서 삼성은 지난달 21일 홍콩에서 열린 '삼성 투자자포럼'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보안(녹스), 결제(페이), 건강(헬스), 인증(패스) 서비스를 구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빅 블러(빠른 변화 속도가 기존에 존재하는 것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것)'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을 먼저 선점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올 상반기에 나온 갤럭시S8 시리즈를 보면 삼성전자가 구글의 지배력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수년간 안드로이드 OS에 의존해왔던 삼성은 우선 구글로부터 벗어나야 향후 펼쳐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한 판 승부를 벌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Bixby)를 만들어 갤럭시 시리즈에 탑재한 것은 구글 입장에선 선전포고와 다름이 없다. 구글 역시 인공지능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로 포스트 시대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애플의 '시리'처럼 음성으로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수행 가능한 기능들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도와주는데 기존 음성인식과 달리, 사용자의 취향이나 의도를 파악하고 대화를 주고받는 것이 가능하다.

  구글이 삼성에 비해 밀리는 부문은 하드웨어다. 삼성이 스마트폰을 비롯해 가전, TV 등 다양한 제품 라인을 보유하고 있는데 반해 구글은 그렇지가 않다.

  구글이 자체 스마트폰인 픽셀을 꾸준히 내놓으며, LG전자, 제너럴일렉트릭(GE) 등과 손잡은 것도 결국은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다.

  삼성은 '빅스비'를 전 세계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국어 서비스만 지원하는 빅스비의 영어 버전을 조만간 출시하고, 이를 전 세계 언어로 확대할 예정이다.

  향후 손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음성명령으로 제어하게 한다는 것이 삼성의 목표인 점을 감안하면 나중에는 빅스비를 통해 각종 기기에 음성명령이 가능할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삼성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모든 가전기기를 하나로 묶는 등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람 말의 맥락을 이해하고 학습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 등이 새로운 패러다임 등의 혁명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

  기술의 발달과 AI가 맞물리게 되면 모호해져만 가고 있는 사업 간의 경계선은 더욱 희미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새로운 판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업계의 빅뱅이 예고되고 있다. 새로운 시장의 주도권을 누가 갖느냐에 따라 전 세계 시장에서의 '메이저 업체'가 갈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선 기술경쟁력 확보여부가 기업 생존의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AI나 사물인터넷으로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 들어서면 모든 라이프스타일이 이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게 된다. 삼성은 향후 '연결성'으로 미래 가전·미래 홈 변화를 이끌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자체 모바일 OS인 '타이젠'도 이와 비슷한 노력이다. 선진국 시장에서는 갤럭시 시리즈에 보편화된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했지만 인도 등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이머징마켓에서는 타이젠이 들어간 스마트폰으로 소비자들을 상대로 학습을 시키고 있다.

  미래에는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는 초연결 사회에서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날 수밖에 없다. 결국 직업 만든 생태계에 타 기업들을 종속시키느냐 혹은 종속되느냐의 싸움이다.

  업계 관계자는 "각 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쟁은 하나의 큰 판으로 변모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는 각 기업들이 미래의 떠오르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물밑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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