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文정부, 기대와 우려 속에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본격 시동

기업계 "급격한 인상, 저소득층 일자리 빼앗을 것"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 1만원 시대로 가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목표를 2020년까지 달성하겠다는 계획인데 연간 15%씩 인상해야 가능한 수치다.

  저소득층의 생활안정과 소비여력 확대로 경제에 선순환을 가져온다는 의견과 중소.자영업자들의 고용의지를 떨어뜨림으로써 경기를 얼어붙게 만들 것이란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11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재계 등에 따르면 양측은 최근 첫 공식회동을 갖고 최저임금 1만원 인상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올해 6470원인 최저시급은 내년 7481원, 2019년 8649원, 2020년 1만원까지 올린다는 게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이날 회동에서는 서로간의 입장차만 확인한 꼴이 됐다. 중소기업계는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은 노동시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할 정도의 급격한 인상"이라고, 국정기획위는 "어렵단 얘기만 하니 실망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인상폭이 크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부가 최저임금 1만원으로의 발길을 재촉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소득 양극화가 그만큼 심각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기자들과의 첫 간담회에서 "지난해 최하위 20% 계층의 근로소득이 무려 9.8%나 감소했는데 이는 2015년 4.6%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반전"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대부분의 저소득층이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근로자인만큼 이들의 숨통을 틔우면 근로자의 삶의 질이 높아질 뿐 아니라 쓸 돈이 많아져 경기순환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최저임금 인상론자들의 주장이다. 경기가 잘 돌아가면 내수가 회복돼 장기적으로 보면 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도 이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계는 근로자들을 위한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이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오히려 경제에 독이 될 수 있다.

  한경연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할 경우 경제성장률도 1.48%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며 "일자리의 수 역시 최대 51만개 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세경영자들이 인건비를 견디지 못해 고용인을 내보내고 가족경영을 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란 얘기다.

  한국노동연구원의 2015년 보고서에서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평균임금 인상률보다 5% 높을 경우 경제 전체적으로 판매 및 일반관리비 대비 인건비 비중이 초과근로수당과 주휴수당 고려 여부에 따라 최대 0.26% 높아진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수준에서 인건비가 결정되는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의 타격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증소기업은 대기업의 낮은 납품단가도 맞춰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는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대책을 모색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앞으로 인건비가 오르면 납품단가 조정에 이를 반영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국정기획위에 보고했다.

  국정기획위 관계자는 "그동안 하도급 납품단가를 조절할 때 원자재 인상 비용을 반영했는데 앞으로는 최저 임금 인상 등 노무비용 변동이 있을때도 단가에 반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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