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美 트럼프 FTA 재협상 1순위 자동차·철강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1순위 업종으로 자동차·철강업계를 거론하자 관련업계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자동차·철강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FTA가 미국에 불공정하다며 사실상의 재협상을 요구한데 대해 납득하기 힘들다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뒤 개최한 공동언론발표에서 "한미 FTA가 체결된 이래로 미국의 무역적자는 110억불 이상 증가했다. 그다지 좋은 딜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한미FTA 재협상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 체결 이후 한국 자동차의 미국 수출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는 점을 근거로 삼았다. 또 철강업종의 경우 한국 업체가 덤핑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불공정 거래라고 봤다.

  완성차업계는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한미 FTA 발효 이후 한국의 미국산 자동차 수입은 계속 늘었던 반면, 지난해 한국차의 미국 수출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154억9000만달러로 미국의 한국차 수입액(16억8000만달러)의 9배에 달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5년간 한국차의 대미 수출은 연평균 12.4% 늘었고, 미국차의 한국 수출은 연평균 37.1% 증가했다.

  특히 관세가 완전 철폐됐던 지난해 한국차의 미국 수출은 오히려 전년 대비 10.5% 떨어졌다. 반면 미국차 수입은 지난 5년간 2012년 88%, 2013년 16%, 2014년 17%, 2015년 30%, 2016년 37% 등으로 매년 크게 성장했다.

  자동차 분야에서 미국이 문제삼고 있는 비관세 장벽도 일부 오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문제삼는 것으로 보이는 연비규제는 한국이 유럽, 일본보다 강하지 않고 수리이력 고지도 미국 30여개주에 비슷한 제도가 시행 중"이라며 "조정된다고 해도 미국차 수입에 크게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철강업계에서도 이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납득하기 힘들다는 분위기다.

  이미 트럼프 정부는 우리나라 업체에서 생산하는 열연 강판, 열연 후판, 냉연 강판 등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선재까지 반덤핑 조사 대상에 포함시킨 상태다.

  또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을 위해 트럼프 정부는 6월말 또는 7월초에 무역적자 분석 보고서와 수입산 철강이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미 미국 정부가 국내 철강업계를 대상으로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등 맞을 것은 다 맞은 상태"라며 "어떤 조치를 더욱 강화하려는 지 모르겠다.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무역확장법 적용을 위한 보고서가 아직 나오지 않아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며 "트럼프 정부가 현명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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