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소비회복 미약한 움직임...신용카드 사용액 증가율은 4개월 만에 감소

지난 4월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율이 4개월 만에 감소한 것으로 집계돼 민간소비 회복세가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이 호조세를 지속하고 증시는 유례없는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소비는 좀처럼 온기가 돌지 않는 모습이다.

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은 43조840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0조2017억원)에 비해 9.1% 증가했다.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이 지난달 1월 9.5%, 2월 9.6%, 3월 9.7%로 증가세를 나타내다 4개월 만에 소폭 둔화된 것이다. 이에 소비 회복세가 주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4월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은 전달(45조5761억원)에 비해선 3.8% 줄어든 것이다. 개인 일반구매가 전월대비 3.2%(31조2261억원→30조2102억원) 줄었고, 개인 할부구매는 1.85%(8조9731억원→8조8065억원), 개인 현금서비스는 8.59%(5조2768억원→4조8235억원) 감소했다.

월별 신용카드 사용액은 해당 달로부터 익익월 말에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공개된다. 지난 4월 사용액은 6월 말에 공개됐다.

올해 들어 소비 선행지표인 소비자심리지수는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도 111.1을 기록하며 6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런 흐름이 실제 소비와 내수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36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소비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다 다음달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대책까지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계부채 대책이 나오면 가계의 소비 여력을 줄여 소비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또 새 정부의 추가경정 예산안도 정치권의 첨예한 대립 속에 국회 처리가 지연되고 있어 소비 회복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통계청이 지난 1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 동향에서도 소비를 뜻하는 소매 판매가 한 달 전보다 0.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초에 황금 연휴가 있었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외출을 줄이는 경우가 많아 소비가 위축된 탓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6일 7월 경제동향을 통해 "우리 경제는 수출과 투자 중심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소비가 부진한 모습을 보여 수출 중심의 경기 개선이 내수 전반으로 확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류 등 재량적 소비재(필수가 아닌 소비재)를 주로 판매하는 백화점의 매출도 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4~5월 누적 백화점 의류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1.6% 감소했다.

이 증권사의 이화영 연구원은 "소비 심리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백화점 의류 판매는 부진한 상황"이라며 "소비 회복 기대감의 현실화가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소비 심리와 체감 소비의 괴리가 나타나는 것은 수출 증가와 신정부 재정확대 방침에 따라 경기 전망이 좋아지고 있지만 소비지출로 그 심리가 아직 옮겨가지 않은 것"이라며 "수출 호조세 지속을 통한 낙수효과, 추경예산의 국회 통과 여부가 향후 소비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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