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韓 산업현장 로봇 활용도 세계 1위···고용축소·소득불균형 심화

한국은행, 해외경제포커스 '로봇 산업 현황·전망' 분석
"생산성 기여하지만 고용 축소·소득불균형 심화 소지"
"세계 로봇시장 연평균 18% 내외 성장세···자동차 20%"


[파이낸셜데일리=김유미 기자] 우리나라 산업현장에서 로봇 활용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는 고용 축소와 계층 소득불균형을 심화시킬 소지가 있다는 한은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0일 발간한 해외경제 포커스를 통해 "로봇 활용에 의한 자동화는 고용 축소와 기술수준에 따른 임금격차 확대를 초래하면서 계층간 소득불균형을 심화시킬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세계 로봇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18% 내외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산업용 로봇이 자동차산업 자동화를 주도하면서 연평균 20% 늘어나고 서비스용 로봇도 가정과 오락용을 중심으로 16% 증가했다.

로봇의 활용 정도를 나타내는 밀집도(제조업 근로자 1만명 당 로봇수 기준)를 보면 한국, 싱가포르, 일본 등이 세계 평균보다 높으며, 특히 우리나라는 2005년 171에서 2015년 531로 3배 이상 증가해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향후에도 로봇시장은 인공지능과 결합한 지능형 로봇에 대한 수요 증가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요국은 제조업 경쟁력 강화,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와 고령화 등 미래사회 대비를 위해 다각적인 로봇산업의 발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행 아태경제팀 이재원 과장은 "글로벌 로봇 수요는 인공지능과 결합한 지능형 로봇에 대한 수요 증가에 힘입어 2019년까지 연평균 13%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며 "특히 서비스용 로봇은 주요 선진국의 저출산, 고령화 진전에 힘입어 의료와 가정용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민간기업은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서비스용 로봇분야에 주력하고 있고, EU에서는 고령화 등 사회문제 해결에 로봇 기술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기술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로봇 제조기업을 적극적으로 인수하고, 일본은 의료 등 미래 로봇수요에 대응한 육성정책을 추진 중이다.

국내 로봇산업은 자동차와 IT제품 등의 생산자동화를 위한 산업용 로봇 위주로 성장했지만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는 큰 상황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로봇기술 선진국인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4.2년의 기술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일본(1.4년), EU(1.4년), 중국(7.1년) 등의 수준이다.

로봇 기술 발전은 다양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지만 고용 축소와 소득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동안 나온 실증연구에서는 로봇 사용 등 자동화가 단위생산당 노동투입시간의 절감을 통해 생산성 증대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로봇 활용에 의한 자동화는 고용 축소와 기술수준에 따른 임금격차 확대를 초래하면서 계층간 소득불균형을 심화시킬 소지도 있다는 분석이다.


고용 측면에서는 로봇 활용 증대, 커뮤니케이션 혁신 등으로 일부 직업은 소멸하는 반면 인공지능 개발·관리, 신융합산업 분야 등에서 신규 직업이 창출되면서 노동시장의 수급 상황이 바뀔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과장은 "향후 로봇 활용 분야가 늘어나면서 노동이 대체돼 소멸되는 일자리가 새롭게 창출되는 신규 일자리보다 많아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소득불균형 측면에서도 로봇 활용에 의한 자동화는 근로자가 보유한 기술수준에 따른 임극격차를 확대시키면서 계층간 소득불균형을 심화시킬 소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협력개발기수(OECD)는 중·저소득층의 경우 자동화 확률 고위험군 비중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과장은 "우리경제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분야인 로봇기술을 적극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경주하면서 신기술 도입이 유발할 수 있는 고용과 소득분배에 대한 부정적 영향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