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국내외 악재 맞은 현대차, 경영 타격 심화 우려

노사 교섭·통상임금·중국 공장 문제 등 불확실성 곳곳에
판매부진 속 한미FTA 논의도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실적 부진에 빠진 현대자동차가 국내외 악재를 잇따라 만나며 심각한 경영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노사 교섭 중단 속에 하루 앞으로 다가온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선고 여파, 가동을 재개했지만 부품업체 납품 중단으로 인해 빚어졌던 중국 현지 생산 중단 사태 등 불투명한 경영환경으로 현대차의 실적악화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30일 업계에서는 '내우외환'에 빠진 현대차를 둘러싸고 일각에서 떠돌던 '8월 위기설'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내수침체 등으로 상반기 판매 부진을 보인 현대차는 올해 노사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잠정 중단되는 상황을 맞았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9일 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통해 교섭 중단 방침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더 이상의 교섭이 의미 없다고 판단, 다음 달 선거절차를 거쳐 오는 10월 출범하는 차기 집행부가 교섭을 재개토록 한다는 의도다. 현 박유기 집행부 임기는 오는 9월 말 만료된다.


  결국 교섭은 차기 집행부가 들어서는 오는 10월 이후에나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로서는 임단협 문제를 조기에 매듭짓고 생산에 집중해야 하지만, 접점을 찾지 못해 시기가 늦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현대차는 또 하루 앞으로 다가온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소송 선고 결과에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통상임금 소송에서 기아차가 패소할 경우 부담해야 할 총비용이 3조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조461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기아차로서는 통상임금 패소 시 6000억원 이상의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기아차 설명이다.
 
  만약 통상임금 판결에서 기아차가 패소해 수조원에 달하는 비용을 부담한다면 하반기 실적 회복은 멀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기아차 적자 전환은 지분 1/3 상당을 가진 현대차와 계열사, 협력업체로 불똥이 튈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여기에 중국 현지시장 상황도 좋지 않다.


  부진한 실적을 끌어올리기 바쁘지만, 지난주부터 중국 현지 공장 5곳 중 4곳이 가동이 한때 중단되는 사태까지 직면하는 등 어려움이 깊어지고 있다. 이날 다행히 부품 공급이 이뤄지면서 공장 가동이 재개했지만, 판매 부진 등으로 자금 사정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가 계속돼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부품업체나 협력사와의 재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또 전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하는 점도 현대차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풀리지 않는다면 상반기 반 토막 난 실적을 끌어 올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시장에서 전년 동기대비 8.2% 감소한 219만7689대를 판매했다. 국내 시장에서 34만4130대, 해외시장에서 185만3559대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올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내세워 총 825만여대를 판매 목표치로 세웠지만, 달성은 불투명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판매 대수가 800만대에 못 미쳤지만, 올해는 목표를 825만대로 올려 실적 회복에 나섰다"며 "1~2월 실적은 비교적 좋았지만, 3월부터 사드 여파로 상황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3월부터 중국 시장 등의 영향을 받기 시작해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현재는 825만대 목표 달성은 어렵고 목표 수치에서 100여만대가 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한미FTA 논의도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한미FTA 발효 이후 자동차 분야 등에서 무역 수지 적자가 2배로 늘어났다며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정문에 대한 개정이나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한미FTA 논의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맞물릴 경우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계 환경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가 일련의 사태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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