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인천공항 임대료 인하···사실상 하반기 면세점업계 운명 좌우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고전하고 있는 면세점업계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임대료 인하 여부에 따라 사실상 하반기 운명이 갈릴것으로 보인다.
 
업황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임대료 인하 결정은 면세점 업계의 단비 내지 숨통을 트이게 하는 역할을 톡톡히 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롯데, 신라, 신세계 등 면세점 대표들은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긴급회동을 갖고, 임대료 인하를 공식 요청했다.
 
하지만 이들의 만남은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아무것도 합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면세점 사업자들은 한시적이라도 임대료 감면을 원하고, 공사 측에서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공사가 임대료 인하를 거부하는 원인으로 ▲비정규직 1만명 정규직 전환 과제 ▲입국장 면세점 추진 등을 꼽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입장에선 이같은 과제들을 진행하기 위해 수익을 더욱 증대시켜야 하는 상황인데, 면세점 업계가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니 난감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면세점업계도 하반기 적자 축소 여부가 공사의 임대료 인하와도 무관치 않은 만큼 이같은 입장을 계속해서 피력할 전망이다.

앞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본업인 항공수익보다 부업인 비항공수익(상업시설 사용료, 임대료 등)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지나치게 비항공수익에 의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11년 이후 최근 5년간 공항이용료, 착륙료 등 항공수익은 연평균 6050억원으로, 전체 수익의 36.8%에 그치고 있었다.
 
반면 상업시설(면세점) 사용료, 주차장 사용료, 건물 임대료 등 비항공수익은 연 평균 1조430억원으로 63.2%에 달했다.
 
앞서 T2 DF3(패션·잡화) 구역 사업자 선정 당시에도 지나치게 높은 임대료 탓에 입찰을 포기하는 기업이 대다수였고, 해
 당 구역은 6차례의 유찰 끝에 신세계DF와 사업권 수의계약을 맺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실제 인천국제공항에 입점한 면세점들은 연 수천억원의 임차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이들이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지불한 임차료는 총 9000억원 수준이다.
 
한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원하는 임대료 인하 기대치는 약 20~30% 수준"이라면서도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아무런 해답이 없는 상황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임대료 인하는 업계의 3분기 내지 하반기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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